"합리적 의심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했다 자신"
유죄나면 피선거권 5년 박탈…2020년 재탕할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다음 대선을 노리고 있는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 명운을 건 싸움에 들어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이상현 부장검사)는 8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도 같은 혐의로 이 대표를 일괄기소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국정감사 또는 방송사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얽힌 대장동·백현동 일부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9.06 photo@newspim.com |
검찰 관계자는 "지난 대선 상황에서 대장동 관련 사건이 쟁점으로 떠올랐고,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더 큰 논란이 됐다"며 "수사팀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의 관계나 대장동 사업과의 관련성을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변호사였던 시절부터 김 전 처장과 인적교류를 한 것을 확인했고,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도 호주·뉴질랜드 출장 등을 다니며 골프 등을 친 것도 파악했다"며 "수사팀 입장에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했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이 대표, 2020년엔 허위사실유포 무죄…법조계선 "목적성 있어보여"
이번 사건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2020년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앞선 허위사실 공표 사건과 달리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선 사건과 이번 발언들은 달리 목적성이 특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지사의 발언은 일부 부정확, 자의적 사실로 해석될 여지가 있더라도 허위사실 공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최종 무죄확정판결을 받았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2020년 사건은 TV토론 특성상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할 수가 있다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김씨 관련 발언이나 국토부 관련 발언은 이후 나온 사실관계와 달리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발언들은 인터뷰나 국정감사 등에서 당선이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볼 수 있어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검찰 관계자도 "TV토론회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발언한 것과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 등에서 김씨와 관련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말한 것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형 확정돼도 의원직 유지…대선 출마는 불가능
국회의원은 형사재판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이 확정되거나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과 의원 자격이 박탈되지만, 이 대표의 경우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지난 6월 보궐선거가 아닌 지난 대통령선거 관련 사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2027년 예정된 다음 대선이다.
지난 대선에서 낙마한 이 후보는 최근 당대표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여전히 당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2024년 열리는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뒤 다음 대선까지 노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 대표는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번 사건으로 형을 확정받게 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4년이 넘는 시간을 끄는 것도 불가능하다.
2020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무죄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정치 인생에 날개를 달았던 것처럼, 이번 재판에서도 다시 한번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는지 관심이 주목된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