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당 5~8명이 하루 평균 150마리 튀겨…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당당치킨 외에도 당당양념치킨·당당콘메오치킨 등 업무과중
홈플러스 "매장별 생산량 정해져 있어…규정에 따라 근무"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이태성 인턴기자=고물가 시대에 '반값 치킨'으로 주목받은 홈플러스 당당치킨 조리노동자들이 인력충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당치킨이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조리노동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급증한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31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치킨은 고물가 속 노동자, 서민에게 좋은 상품이 되었지만 노동자의 피땀을 갈아 넣어 만들었다"며 "노동자의 땀으로 튀긴 치킨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당치킨은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 내놓은 상품으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프랜차이즈 치킨의 절반 수준인 6990원으로 책정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울=뉴스핌] 이태성 기자=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가 31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당당치킨 조리노동자 충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08.31 |
노조에 따르면 매장 한 곳당 조리노동자 5~8명이 하루 평균 150마리가량의 치킨을 튀기고 있다.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기 전에는 하루 평균 30~40여마리를 튀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동 강도가 급격히 세진 것이다.
조리노동자로 일하는 신순자 홈플러스 금천지회장은 "직원들은 주말 아침 7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기도 한다"며 "화장실 갈 때도 마지못해 뛰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22일부터 병가를 냈다는 신 지회장은 "병원비도 보험처리가 안 돼 3일 치료받으니 60만원가량이 나왔다. 회사에서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이 안 된다고 한다"며 "당당치킨이 뭐길래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노조는 "당연히 주어져야 할 1시간 점심시간이 30분으로 반토막 나고 휴식 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온종일 뜨거운 튀김통 앞에서 일해야 한다"며 "조기 출근과 연장근무가 일상이 되고 휴무일조차 불려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살인적인 노동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개선될 여지도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홈플러스 측이 내놓은 적정생산량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적정생산량조차 예전 하루 생산량의 3~4배에 달한다"며 "여기에 홈플러스가 당당치킨의 유사상품인 당당양념치킨, 당당콘메오치킨, 당당매콤새우치킨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생산량 조정은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에 홈플러스는 "노조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당당치킨은 점포별 생산량이 정해져 있으며 직원들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근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장 여건에 따라 점포당 적정생산량을 정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점포별 조리시설이나 기구 보유 수량에 한계가 있어 생산 물량을 불가피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사 직원들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근무하고 있다"며 "직원 업무량과 강도에 무리 없도록 적절히 지원하고 자원을 분배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내부 지침을 각 점포에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