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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0주년]④ 中, 무서운 기술추격…주도권 내주는 韓기업

기사입력 : 2022년08월24일 06:12

최종수정 : 2022년08월26일 10:56

LCD 패널, 9년만에 中에 뺏긴 기술 주도권
中 국산화에 반도체 장비·자동차 등 수출 부진

올해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중 간에는 시련과 도전도 있었지만 양국은 경제를 비롯한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보였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의 중요한 원칙인 상호존중과 공동이익을 위해 양국이 노력해 온 덕분이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했다. 작금의 국제질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은 한국에게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와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핌은 [한중수교 30년] 기획을 통해 미래 30년을 위한 공동이익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정승원 기자 = "어떤 산업이건 선두업체 기술은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점점 범용화 되면 그 가치는 떨어지고 가격 경쟁에 돌입해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게 됩니다. 중국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정부에서 돈을 풀며 노리는 것도 바로 이겁니다."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로 한-중 수교가 체결된 지 30년이 됐다. 과거 한국 기업들에게 중국은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면, 이젠 그 거대한 시장의 문이 점점 닫히고 있다. LCD 패널 주도권은 이미 중국에 넘어갔고,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 노력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 규모도 점점 줄고 있다. 중국에서 현대차의 차 판매량 역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글싣는 순서

1. 정상회담으로 본 한중 30년
2. "중국과 적대관계 안돼…전략대화 정례화‧제도화 필요"
3. 경제 협력 '동반자'서 '경쟁자'로...길잃은 對中 수출
4. 中, 무서운 기술추격…주도권 내주는 韓기업
5. 유통가 '탈중국'…사드 후폭풍에 쓸려간 중국 시장
6. 한한령에 제동 걸린 한류…교류 확대로 돌파구 마련
7. 게임 판호 해결 나선 정부..."소통 강화로 해법 모색해야"
8. 수출 162배 늘었지만 최근 '살얼음판'…통상협력 강화해야

◆3개월간 中 무역수지 적자...주도권 뺏긴 LCD 산업

삼성 'QD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24일 한국무역협회 '최근 대(對)중국 무역후지 적자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무역수지는 11억 달러 적자를 냈고, 6월엔 12억 달러 적자, 7월 6억 달러 적자로 이어졌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중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한국 경제에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기술 주도권을 쥐고 있던 각 분야에서 중국이 기술을 추격한 사례가 하나둘 씩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LCD 패널이다. 지난 6월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시작 31년 만에 LCD 사업을 중단했다. 중국이 기술을 추격해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며 시장 상황이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LCD 시장 점유율이 매출 기준으로 3.3%에 불과했던 중국은 2019년 대형 LCD 시장에서 한국을 누르고 전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기술을 추월한 것이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올레드(OLED) 패널에 있어 중국과 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는데, 중국은 LCD와 같은 전략으로 OLED 기술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가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에,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기술 격차 만으로 중국업체들과 게임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中 반도체장비 국산화에 수출 감소...美中 갈등 속 '속앓이'

우리나라가 첨단 기술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반도체 산업 역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21년 21%에서 올해 상반기 32%로 11%포인트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 상반기 중국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출은 전년 동기 보다 52% 감소했다.

또 '칩4동맹'으로 야기된 미-중 간 기싸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기업 입장에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 '칩4동맹'은 미국이 반도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 일본을 묶는 반도체 동맹으로 미국이 반도체 기술 동맹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미국과 일본에 집중된 만큼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중국 역시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아 무시할 수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690억 달러(약 90조6700억원)로 이 중 중국 수출이 48%를 차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현지 생산을 통해 중국 수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역시 반도체 기술이 많이 발전해 팹리스와 같은 것들은 기술이 우리나라 보다 낫지만, 반도체 최첨단 공정에 있어선 자급 여력이 안된다"면서 "우리나라 입장에선 '칩4동맹'과 관련해 주 수요처인 중국이 반발하고 있어 곤란한 위치가 맞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중국 베이징1공장 매각...판매량 '뚝뚝'

중국 내 한국산 자동차 브랜드 판매량 감소와 함께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의 탈중국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베이징1공장을 매각했다. 현지 수요 감소가 이유였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MarkLines)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중국 시장 승용차 신규 판매량은 총 1253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8.3% 늘었지만 한국산 브랜드 자동차 판매량은 19만500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 줄었다.

2000년대 초 중국은 현대차가 만들면 팔리는 시장이었다면 2010년 전후해 나타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약진과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의 변화로 차 판매량이 점차 줄기 시작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오고, 국수주의적 시작이 나오면서 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브랜드들은 부진해 졌다"면서 "GM 고급 브랜드 캐딜락이나 독일, 일본 브랜드는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가 있지만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는 중국의 경기 둔화 및 수입공급망 편중, 수출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향후 대중국 무역흑자를 유지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핵심 소재의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 중국과의 기술격차 유지, 수출선 다변화 및 현지 맞춤형 수출 마케팅 강화 등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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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9.4%…"의료대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일~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9.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7.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8%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7%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2.7%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8.4%p다. 연령별로 보면 만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2.1% '잘 못함' 74.2%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4.7%였다. 40대는 '잘함' 21.3% '잘 못함' 78.7%, 50대는 '잘함' 22.4% '잘 못함' 76.7%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3.3% '잘 못함' 64.2%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0.4%로 '잘 못함'(4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0.6%, '잘 못함'은 65.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9.2% '잘 못함' 69.2%, 대전·충청·세종 '잘함' 27.2% '잘 못함' 68.0%, 부산·울산·경남 '잘함' 31.9% '잘 못함' 66.2%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0.2% '잘 못함' 53.8%, 전남·광주·전북 '잘함' 16.3% '잘 못함' 83.7%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28.9% '잘 못함' 69.2%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9.5% '잘 못함' 68.1%, 여성은 '잘함' 29.4% '잘 못함' 67.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결과에 대해 "친일 논란 및 의료대란, 검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며 국회 외면 논란 등이 번지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번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으니 하락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8·15광복절 행사 뒤에도 이어지는 친일 논란과 윤-한 갈등, 국회 개원식 불참 등의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정치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 정치를 못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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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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