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원/달러 환율 1345원 마감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 등 부담
정유업, 원유도입 외화부채 증가
항공업, 유류·리스비 달러지급 부담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40원선을 재돌파하자 국내기업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 반등과 공급망 위기 지속,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 등을 우려한 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보다 2.0원 오른 달러당 1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1340원대에 머물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즉 원화 가치 하락은 정유·석유화학 업계 및 항공, 반도체 업계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헷지 등 환율상승 상쇄 장치로 장부상 손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위험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도입할때 은행이 대금을 대신 지불하는 유전스(usance:기한부 어음)상품을 이용한다. 정유사는 은행에 이자를 주고 추후 대금 상환시 은행에 달러로 갚게 된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대금은 외화부채로 잡힌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유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시 정유사들의 외화부채가 커지기 때문에 결국은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체들도 고환율 영향을 받는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를 주로 수입하는데 달러로 결재하기 때문에 환율상승시 비용 부담이 생긴다. 다만 석유제품 수출시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환율상승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항공업계는 환율이 올랐을 때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 업종이다. 항공사는 유류비·항공기 대여료·영공 통과료 등에 대해 달러 결제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환율상승은 영업비용 증가를 초래해 실적이 감소하게 된다.
반도체업계는 환율 상승시 수출제품 이익 증가가 기대되지만 반도체 원자재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업계 특성상 원자재 수입 비용도 증가한다.
해운업계는 운임비용을 달러로 지급하고 있다.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영업이익과 매출 실적이 덩달아 올라간다. 다만 유류비용, 항만료 등을 모두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기업 한 관계자는 "결제 통화가 달러인 경우가 많은데 헷지 등으로 환율 리스크 등을 대비하고 있다"며 "다만 원자재 수입 등 비용증가 비중이 큰 기업은 환율상승 추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월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결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피해를 봤다는 기업은 51.6%로 나타났다.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비용 증가를 꼽은 기업이 68.7%로 가장 많았고, 가격경쟁력 높아져 수출이 늘었다고 답한 기업은 17.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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