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3사 전국 1만2000명 소상공인들과 상생
마트 입점 점주들 의무휴업 때마다 문닫아
매출 높은 주말 휴업에 손해 커...10% 이상
마트 입점 이유로 재난지원금도 사용 못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우리도 소상공인입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우리도 영업을 못해요. 마트에 입점해 있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 결제가 불가능했어요. 업규제가 풀려서 정상적으로 영업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충남 천안의 한 대형마트에서 4년째 고로케 가게를 운영하는 노찬영씨(44). 노 씨가 입점해 있는 마트는 매달 둘째, 넷째주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 마트가 문을 닫을 때 마다 노 씨의 가게도 영업을 못해 이에 따른 손해도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노 씨는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의 1.5~2배 가량 더 많아 한 달에 두 번만 쉰다고 해도 월 매출에서 10% 가량이 빠진다고 보면 된다"며 "정확히 이틀 매출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의무휴업을 생각하고 오지 않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매출에서 손해 보는 규모는 더 크다"고 전했다.
매장에서 영업준비를 하고 있는 노찬영 점주 [사진=노찬영씨 제공] |
정부가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하자 여기에 반발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단체의 반발이 크다. 하지만 똑같은 소상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형마트에 입주해 있다는 이유로 수만명의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10일에도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폐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 마트들은 임대매장(테넌트)을 운영하며 수만명의 소상공인들과 상생하고 하고 있다.
이마트는 한 매장 마다 15~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국 이마트 매장(138개) 매장에 입점해 있는 점주들만 2800여명. 임대매장이 가장 많은 홈플러스의 경우 5800개 매장이 입점해 있다. 롯데마트도 매장 당 평균 30개의 점포가 있어 전국적(112개)으로 34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롯데마트에서 가게를 운영 중이다.
마트3사에서 일하는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만 어림잡아 1만2000여명이 넘는다. 이들은 모두 대형마트가 의무적으로 문을 닫을 때마다 가게 문을 닫아야 해 매출에 손해를 보고 있다. 백화점이나 중소형 마트에 입점해 있는 가게는 의무휴업이 없어 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 이들에게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하는 구조다.
마트에 입점하기 전 백화점에서도 가게를 운영했던 노 씨에 이 같은 역차별로 보는 피해가 크다고 호소했다.
노 씨는 "코로나로 손님이 뚝 끊겼을 때 마트에 입점해 있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 결제가 불가능했다"며 "소상공인들의 경제 활력을 위해 지원했던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경우 5800여개 매장 중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했던 매장은 포스(POS) 운영방식에 따라 880여 개에 그쳤다.
노찬영씨의 매장이 입점해 있는 마트 전경 [사진=노찬영씨 제공] |
또 최근 마트에 입점한 매장들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마트가 문을 닫을 때 이 배달 장사도 할 수 없다.
노 씨는 "요즘 하나로마트나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 못지않은 규모로 들어오지만 영업제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오늘 먹을 반찬, 집에서 사용할 생필품을 사러오는 고객들이 이 매장이 규제를 받는 대형마트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겠냐"고 되물었다.
노 씨는 모쪼록 대형마트 영업제한이 풀려 코로나 팬데믹과 물가상승으로 힘든 최근 상황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놀랄 정도로 올라 이전과 똑같은 수준의 매출을 올리더라도 순수익은 줄어들고 있다"며 "의무적인 휴업으로 떠난 손님들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