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모호한 총수 개념 놔두고 친족범위만 손질...'반쪽짜리' 규제 개선

기사입력 : 2022년08월10일 14:26

최종수정 : 2022년08월10일 14:26

공정위, 대기업집단 총수 친족 범위 축소
외국인 대주주 총수 지정 여부 결론 못내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대기업그룹 총수의 친족 범위를 조정하기로 했지만 정작 모호한 '총수 개념'은 그대로 둬 '반쪽짜리' 제도개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대기업그룹 총수의 친족 범위를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고 총수와의 사이에 친자를 둔 사실혼 배우자를 새로 친족에 추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 재벌 규제의 '정점' 대기업그룹 총수…실질적 지배란?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가 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공정위가 매년 일정 규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그룹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사실상 '특별관리'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영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막상 규제의 정점에 위치한 총수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지만 이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아 대기업집단 지정 때마다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대기업그룹은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으면 공시 의무와 친족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 금지 등 규제를 받는다.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으면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등 규제가 추가된다.

총수는 이 같은 규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을 지고 총수가 누구냐에 따라 규제를 받는 계열사와 법적 책임 범위가 달라진다.

공정위는 주식 지분과 주요 의사결정, 임원 선임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 총수를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논리가 뒤바뀌어 공정위 결정에 따라 그룹의 희비가 교차하는 경우도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네이버의 총수로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지정했다. 이 GIO는 총수 지정 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네이버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총수 지정 문제와 연결짓는 해석이 많았다. 실제로 네이버는 공정위에 총수로 이 GIO 대신 네이버 '법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공정위는 지난해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김범석 창업자가 미국법인을 통해 한국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그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쿠팡 '법인'을 총수로 발표했다.

◆ 삼성·롯데·두산·현대차 등 총수 지정 기준도 모호 지적

삼성은 지난 2018년 총수를 당시 이건희 회장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공정위는 그 해 이재용 부회장으로 총수를 변경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그 당시 삼성의 최다 출자자로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었지만 2014년 와병 후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굵직한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공정위는 또 '형제의 난'의 시작된 해 다음해인 지난 2016년 롯데의 총수로 당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지정했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총수 변경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비록 경영권 분쟁 중이지만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재계 현실을 고려해 부친이 생존하는 동안에는 총수를 자녀로 바꾸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산그룹의 경우에도 그 해 지주사인 (주)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왔던 관례에 따라 그룹 경영을 박정원 회장이 책임지고 있었지만 공정위는 총수를 아버지 박용곤 당시 명예회장으로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공정위에 총수를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교체해줄 것을 요구해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공정위의 총수 지정 기준이 모호하자 학계와 재계를 중심으로 총수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총수를 지정한다고 밝히고 있을 뿐 제도 개선에는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쿠팡 사태'에서 보듯이 공정위는 그룹의 오너가 외국인일 때 그를 총수로 지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당초 총수 친족 범위 조정을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는 방안도 담으려고 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상마찰 우려를 제기하자 이를 뺐다. 추가 검토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내년에도 쿠팡 총수 지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시행령 개정 작업에 최소 6개월 정도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내년에도 (김 창업자의 쿠팡 총수 지정이) 쉽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dream78@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