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보험약관 해석 기준 연구' 보고서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보험약관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약관의 불명확성을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며, 예외적인 경우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4일 '보험약관 해석 기준 연구: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보험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약관의 뜻이 불분명한 경우 작성자인 사업자에게 불리하게, 거래 상대방인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소비자보호 관련 법제에서 명문의 규정으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CI [CI=보험연구원] 이은혜 기자= 2022.08.04 chesed71@newspim.com |
다른 해석 방법을 모두 동원해 약관을 해석해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모두 합리성이 있어야만 적용되는 '보충성'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보험약관 해석 관련 분쟁에서 결론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논거로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례에서 다른 해석 원칙을 충실히 적용하지 않은 채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적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해석을 통해 명확한 결론에 이르기 어려운 경우 일방 당사자에게 불이익을 부과해 약관의 불명확성을 해결하는 최후의 수단일 뿐 합리적인 분쟁 해결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합리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인정 근거로는 ▲책임성 ▲형평성 ▲투명성 ▲효용성이 있다. 책임성은 약관을 작성한 사업자에게 약관의 불분명함에 대한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이고, 형평성은 약관의 해석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함으로써 계약의 형평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투명성은 약관의 불명확성에 대한 불이익을 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이고, 효용성은 가급적 보험성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약관을 해석해 보험의 보장대상과 보장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연구원은 해당 인정 근거의 한계점에 대해 "약관의 불명확성이 보험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되기 어렵다"며 "또, 약관규제법상 불공정약관 무효 조항,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각종 규제 등 직접적이고 강력한 규제가 마련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투명성 제고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오히려 약관을 상세하게 정하는 과정에서 가독성 저하, 보장범위 축소, 보험료 인상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은 보장대상과 보장범위를 확대하는 것 못지 않게 보장범위를 적정하게 유지해 보험료 인상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일반적인 계약 및 약관 해석 방법으로 불명확성을 해결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연구원은 "특히 약관의 불명확성이 경제·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후적으로 발생한 것인 경우, 또는 보험금 지급이 보험의 선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적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적용하기에 앞서 보험단체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 해석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구원은 "약관 해석 시 ▲당해 보험계약의 목적과 취지 ▲계약 체결 당시 다수의 보험계약자의 합리적인 기대 ▲보험료와 보험금 사이의 균형 및 보험료 인상 유발 여부 ▲보험사기 및 도덕적 해이 조장 여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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