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숙원사업이지만 40년 넘게 좌초
6년 끌어 온 환경영향평가 연내 마무리
정부 "연내 착공해 2024년 완공 목표"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환경영향평가에 발목을 잡혀 좌초됐던 강원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6년 만에 재개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연내 환경영향평가 협의 마무리를 내세운 것과 달리 환경부는 올해 안에 협의가 끝날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원주지방환경청과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강원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최근 재개됐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 약수터와 대청봉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1982년 처음 추진됐다. 약 13년 뒤 강원도는 이 사업을 '오색 케이블카 사업'으로 이름 짓고 도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시켰다. 그러나 환경부와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진 않았다.
[속초=뉴스핌] 이순철 기자 = 27일 국립공원 살악산 정상 중청대피소 인근에서부터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사진=설악산사무소] 020.09.28 grsoon815@newspim.com |
2015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조건부 승인하면서 오색케이블카 사업 추진 논의는 다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담당했던 원주지방환경청은 2019년 오색 케이블카 착공이 무리하다며 부동의 통보를 내렸다. 멸종 위기종인 산양이 피해를 볼 수 있고 케이블카 설치 과정에서 과도한 소음 공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반대 근거로 들었다.
이에 같은 해 12월 양양군은 원주지방환경청의 부동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1년 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부동의 통보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해 4월 환경영향평가 보완 요구 사항을 다시 양양군 측에 전달했다.
요구사항에는 산양 목에 위치추적기(GPS) 발신기를 부착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들을 구조해서 관련 연구센터나 지방자치단체가 산양들이 안전하게 안착했는지 등을 추적 관찰하도록 파악해보자는 취지였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무인센서 카메라로는 산양들이 실제로 돌아다니는 범위 전체를 커버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GPS 추적기를 달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파악해보자는 취지에서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 케이블카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악산을 시추해 지질조사를 시행하라는 내용 등도 함께 포함됐다.
양양군 측은 환경부의 요구가 현실성이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환경부의 보완 요구 사항들은 이미 확인된 계획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무시한 요청이고, 양양군이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성실하게 임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두고 환경부와 강원도, 양양군 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사업은 사실상 좌초되는 분위기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가 친환경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9.07.31 pangbin@newspim.com |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전제로 다시 추진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취임 직후인 지난 9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오색 케이블카 사업에 내년 국비 50억원을 반영해달라고 건의했다. 대신 올해 안에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정부 핵심 고위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로 수년간 끌어왔다"면서 "연내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착공해서 2024년에는 완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원도와 양양군은 수년간 발목을 잡혔던 환경영향평가 협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 기본과 실시설계 용역을 재개해 연말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당시 양양군이 크게 반발했던 환경부의 보완 요구사항도 다소 완화됐다. 산양에 GPS를 부착하는 문제는 보된 개체가 없어 무인 카메라로 찍은 자료를 대신 활용하기로 하고, 설악산 시추조사는 당초 케이블카의 안전성을 위해 요구했던 것이었지만 환경영향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판단에 보완 조건에서 빼기로 했다.
다만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낼 것이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단 양양군에서 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만들어 제출하면 그 이후부터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를 하게 된다"며 "올해 협의가 마무리될지는 누구도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도 "양양군의 보완서가 들어와봐야 아는 것"이라며 "올해 끝날지는 예단할 수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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