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 재개 합의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최대 수출항인 오데사 항구를 공격하면서 식량 위기 해소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러시아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2발이 오데사 기반 시설을 타격했고, 다른 2발은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밝혔다.
다음날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해상 발사 고정밀 장거리 미사일로 오데사항 선박수리 공장 도크에 있던 우크라이나 군함과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대함미사일 '하푼' 저장고를 파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수리·정비 업체 시설들도 파손됐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오데사 공격은 앞서 22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 대표 등 4자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협상안에 서명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당시 협상 당사자들은 곡물 수출을 위한 안전 항로를 마련하고 수송 선박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키로 했다.
특히 러시아는 오데사항을 비롯한 3개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 항로를 통한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었다.
이번 합의로 지난해 수확한 2000만t의 곡물 수출이 가능해지고 올해 수확량도 수출할 수 있다면서, 약 100억달러 규모의 곡물을 갖고 있다고 밝혔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오데사 공격을 즉각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의 이번 공격을 '야만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이번 협정을 끝까지 이행할 수 있다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 대상이 군사 인프라였기 때문에 곡물 수출 재개 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사태로 곡물 수출 합의에 대한 신뢰가 저해됐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오데사 항구 시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7.25 kwonji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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