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내달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이끄는 방문단이 8월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리치 이후 25년 만이다.
매체에 따르면 3명의 소식통은 백악관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공산당 20차 당대회가 예정돼있는 데다 내달 1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기념일까지 있어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니 글레이저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 대만 전문가는 "미 의회가 최근 몇 년간 전례 없이 많은 반중국 법안을 발의하면서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예민해졌다"며 "미 의회와 행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결탁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은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미국을 겨냥해 대만 독립을 위한 어떤 시도도 진압할 것이며 중국을 봉쇄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또 누군가 대만을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성사되면 중국의 거센 반발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10일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으로 취소했다. 당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그의 방문 소식에 "중국 주권에 대한 악의적 도발"이라고 경고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공식적 교류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刘鹏宇)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며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내달 대만 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태평양사령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만 백악관 측은 내달 순방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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