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도크 점거로 손실 발생
현대重그룹, 노조 공동 교섭 요청에 '난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조선사들이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중국을 넘어섰지만 내부적인 사정으로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국내 조선사들은 글로벌 발주량 2148만CGT 중 994만CGT를 수주해 46%의 수주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926만CGT로 43%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을 앞서는 수치로 2018년도 이후 4년만의 상반기 수주 1위를 탈환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이러한 성적은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박 발주를 한 카타르에너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타르의 국영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앞서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와 배를 짓는 도크를 예약하는 슬롯 계약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예약된 LNG선박의 규모는 1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실적에도 조선 3사는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상반기 후판가격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지회 노동자들의 도크 점거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건조는 도크에서 블록을 조립한 뒤 진수를 통해 배를 도크에서 빼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지난달 하청지회 노동자들이 노조 인정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도크 내에 가로·세로·높이 1m 크기의 철제 구조물을 지어 농성에 들어갔고 건조된 선박은 도크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도크에서 선박이 제 때 빠지지 않으면 1주일에 12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농성으로 현재까지 3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으며 고정비용과 선박 인도 지연까지 발생하면 6000억원 가까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은 후판가 인상으로 지난해 1조7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4700억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지회 노동자들의 농성이 계속됨에 따라 지난 6일 특근 조정, 야간 작업 중단 등의 대책을 포함한 24시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다음주가 넘어가면 한 달이 되는데 그러면 거의 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해당 노동자들은 협력사 소속으로 협력사와 협상해야지 우리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중공업]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NG선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조선해양 역시 노사 관계 정립으로 고심 중에 있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사측에 통합 교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조선3사를 대표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가가 인상되면서 흑자전환 역시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노조에서 조선 3사 공동 교섭을 제안한 것이 맞다. 아직 회사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수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실적이 매출로 연결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하반기 수주는 이어지겠지만 경영실적 개선으로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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