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헤어질 결심' 박해일, 박찬욱 감독의 '충돌의 미학'을 맛보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박해일이 '헤어질 결심'으로 가장 그다운, 품위있는 형사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해일은 최근 '헤어질 결심'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 탕웨이와 첫 영화 작업을 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물론,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칸 영화제에서 영화를 하는 영화인을 굉장히 환대해주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어요. 더불어 한국 영화가 많이 소개되고 알려져서. 모두가 오랜 시간동안 일궈놓은 것들을 아주 잘 누리고 왔어요. 저도 조금이나마 일조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감사할 따름이죠. 칸의 룰을 모르고 갔는데 '정말 가차없구나' 싶었어요. 감독님이 전작들 대부분 칸에 초청 받았고 수상도 하셨는데 저와 함께 한 작품이 좋은 평가받았으면 했죠. 수상이 호명되고 맘 졸였던 게 해소되는 순간이어서 '이제 됐다' 하는 표정이 나왔나봐요. 송강호 선배도 함께 수상하셔서 순간 국내 영화제인가? 싶을 정도로 좋았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 배우 박해일 [사진=CJ ENM] 2022.06.28 jyyang@newspim.com

칸의 선택을 받은 봉준호 감독과 '괴물' '살인의 추억'에서 호흡을 맞춘 것과 달리 박 감독과는 이번이 첫 작업이었다. 영화적으로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비주얼적으로 시시각각 멋을 추구해온 감독의 취향과 요구가 박해일에겐 어떤 식으로 투영됐는지를 물었다.

"해준에게 저를 장착시키실 때 일단 슈트였죠. 정장에 넥타이 차림인데 의상 피팅을 할 때 수많은 양복을 입어보고 감독님이 계속 체크하셨어요. 해준스러운 느낌을 찾고 계셨죠. 대부분 클래식한 의상이었고 구두보다는 형사란 직업 특성상 구두 색의 운동화를 신는단 설정이었어요. 또 스마트 워치로 녹음해서 증거, 자료, 메모들을 모으는, 클래식하지만 테크놀로지한 부분도 활용한다는 두 가지 측면이 있었죠. 또 해준은 상의 12개, 바지에 6개의 주머니를 가진 준비된 남자죠. 순간마다 상황에 맞는 무언가가 바로 바로 나오는, 그게 또 극적 장치로도 녹아들어갔고요."

극 중 해준에게 '품위있다'고 말하는 서래의 대사가 그의 캐릭터성을 어느 정도 설명하는 측면이 있다. 형사치고 고상한 말투와 침착한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며 그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충돌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형사라는 캐릭터와 충돌되고 모순되는 말의 내용과 말투를 느꼈어요. 단어 선택도 남다르죠. 그런 문학적이고 시적인 표현이 형사와 표면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데, 그게 감독님 색깔이구나 했어요. 그래서 첫 형사역인데도 낯설거나 불편함보다 흥미롭고 호기심이 강한 질감으로 다가왔죠. 시나리오에서 해준의 대사들을 보고 연습을 잘 해서 잘 해내고 싶어졌어요. 서래가 한국어가 부족한 중국인인데, 마침내, 단일한 같은 문어체적인 대사들이 나와요. 그런 부분에서 서로의 동질감을 표현하게도 되죠. 형사가 이런 말투를 구사한다는 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매력적이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 배우 박해일 [사진=CJ ENM] 2022.06.28 jyyang@newspim.com

특히 박찬욱 감독이나 박해일의 전작들을 익숙해하는 관객들에겐, 이 영화의 장르 자체가 반전일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스릴러나 서스펜스를 계속해서 기다리던 관객들은 "이게 진짜 멜로였다니"라고 낯설어할 법하다. 박해일은 그런 반응들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다들 계속 마음이 긴장된다고 하더라고요. 일부러 긴장 좀 놓고 담백하게 편하게 보라고 말씀드려요. 어차피 그런 감정을 느끼시겠지만 전작들과는 좀 다른 결과 톤들로 이번 영화는 이루어져있죠. 오히려 그래서 여러 시선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해준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캐릭터가 변화하는데 그 감정의 파고가 잔잔했다가 말 그대로 해일이 몰아치는 느낌까지 감정이 극대화돼요. 순전히 자기 직업의 품위와 자긍심과 직장인이 성과도 잘 내고 열심히 살아가는 직장인에서 송서래를 만나서 모래탑이 서서이 금이 가듯 변화를 겪죠. 붕괴라는 단어를 쓰는 상황까지 벌어지니까요. 이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매력있었죠."

박찬욱 감독이 "고생 좀 해야 하는 영화"라고 언질을 준 것과 더불어, 박해일은 이번 역을 해내며 몸 고생과 마음 고생을 둘 다 겪었다. 함께 연기한 탕웨이와도 언어 장벽을 넘어 배우로서 교감하는 순간을 거쳤고 감동받고, 배운 점도 있었다.

"탕웨이씨와는 소통의 문제나, 해준 역의 배우를 어떻게 생각할까 긴장감, 궁금함도 있었죠. 일단 굉장히 자기 고집이 있는 배우고 자신만의 방식을 꽤 고수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타입이에요. 해준의 대사를 녹음을 해달라고 부탁을 받았는데 리딩할 때 한국어, 중국어, 영어 세 버전의 대본을 내려놓는 걸 보면서 정말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서래를 펼쳐내는 거겠구나 싶었죠. 얼른 녹음해서 주고 저도 중국어를 녹음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심심찮게 도움이 많이 됐죠. 연기가 갑자기 되는 게 아니라 켜켜이 내면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송서래가 나오게 되는 거죠. 쉬운 방식이 아니예요. 연극, 연출을 전공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퍼즐처럼 조합이 맞춰졌어요. 감독님과 소통하고 이해가 돼야 카메라 앞에서 연기가 되는 그런 배우였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 배우 박해일 [사진=CJ ENM] 2022.06.28 jyyang@newspim.com

영화를 접한 이들은 박해일의 해준을 두고 '가장 멋지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가장 바보'라거나 '잡놈'이라거나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직접 연기한 박해일은 그런 반응이 다채롭고 재밌다고 털어놨다.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이 영화를 소개한 박찬욱 감독의 의도 역시 영화에 에둘러서, 모두가 단번에 눈치챌 수 없는 방식으로 담겨있다.

"세상에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봤어요. 어쨌든 둘은 가상의 세계에 사는 사람같지 않고 현실에 발을 붙인 채로 살아가고 있죠. 그럴듯 했어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제 식대로 얘기해보면 일에 충실하다가도 자기도 모르게 넋을 놓는 순간이 있지 않아요? 라고 묻고 싶어요. 알아채거나 인지하지 못한 채로 뭔가에 빠지는 거죠. 영화는 어쨌든 사람 사는 얘기를 하는 건데, 누군가로 인해 넋을 놓게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거죠. 나랑 이렇게 비슷한 사람도 있네? 자긍심을 가졌던 직업과 신념을 뒤로하게 되기도 하고요. 얼빠진 사람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경우도 있겠죠. 그러다 새 삶을 살기도 하고요. 그런 조각같은 이야기들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또 깊고 넓게 감독님 식으로 표현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어쩐지 시간대별로 나이대별로 꺼내서 보고 싶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인생이 담겨있는 느낌이거든요."

박찬욱 감독이 박해일, 탕웨이를 통해 빚어낸 '헤어질 결심'은 해준같은 느낌의, 또 서래같은 존재감의 영화로 완성됐다. 영화 속에 나오는 수많은 대사들은 대부분 단번에 한 가지 감흥만을 전달하지 않기에 더없이 영화적이다. 덕분에 중의적이고 또 비유적인 표현들을 오래도록 곱씹게 된다.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라는 말이 감독님만의 이 장르를 보여주는 색깔의 문장같아요. 보신 분들이 그 표현을 곱씹으시더라고요. 감정 표현에 대해 묻기도 하고요. 여운이 많이 남기도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대사이기도 하죠. 해준의 대사 중에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라는 게 있는데 그걸 잠복 중에 하거든요. 그런 말투와 상황, 설정, 관계가 정말 재밌었어요. 영화에 안개 설정이 있는데 요즘 날씨를 보니까.(웃음) 영화를 즐기시고 여운이 남으시면 엔딩곡까지 가사와 함께 음미해주시면 그 밤이 안개같은 밤이 되지 않을까 해요. 꼭 엔딩곡까지 듣고 가시면 좋겠다는 추천을 드립니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