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연·원자력연 원장 연임 여부 시선 집중
연임제도 있어도 최종 대통령실 입김 무시 못해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간 평가가 우수하면 기관장의 연임이 가능하다는 제도가 있어도 실제로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종적으로는 대선 캠프 출신이나 친 정부 인사가 낙점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연임 대상에 오른 전자통신연·원자력연 원장…첫 수혜자는 생명연 원장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의 연임 가능성 여부에 과학기술계의 시선이 집중된 상태다. 김명준 전자통신연 원장과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지난 3월 말까지 임기가 종료됐다. 아직 연임 또는 신임 원장 채용 등의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자리를 채우고 있는 상태다.
24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올해 초 기관경영 대상 출연연 가운데 전자통신연과 원자력연만 '우수' 평가를 받았다. 함께 경영평가를 받은 녹색기술센터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평가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사진 왼쪽)과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22.03.07 biggerthanseoul@newspim.com |
지난해 7월 20일 과기출연기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연임 자격이 '매우 우수'에서 '우수' 등급 이상으로 완화돼 김명준 원장과 박원석 원장은 연임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과기출연기관법 시행령 개정의 첫 수혜자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다. 생명연이 '우수' 등급을 받으면서 김 원장은 지난해 8월 재선임돼 오는 2024년 8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이와 함께 올해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장(11월 10일)과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12월 23일)이 임기를 마친다.
출연연 관계자는 "앞으로 출연연 원장에 대한 연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전자통신연과 원자력연의 연임 여부가 향후 다른 출연연의 연임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임제도 '유명무실' 우려…NST, 대통령실 분위기 탐색중
출연연 원장의 연임 제도가 법 개정으로 처리됐으나 실제 NST는 법 그대로의 적용보다는 이사회를 소집해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NST 한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연임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쪽으로 고민을 하고 있으나 그대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사회를 소집해 의견을 묻고 연임안을 통과할 지 별도의 채용 공고를 통해 새 인물을 선임할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과힉기술연구회(NST) [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2021.03.2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렇다보니 연임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제도를 바꿨으면 여러 의견이 있더라도 제도에 따라야 나중에 탈이 생기지 않는데 다시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며 "법 개정 절차가 무의미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더구나 대통령실의 입김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NST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등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듯하다"면서도 "다음달 정도면 대통령실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 같고 그에 맞춰 7월 정도에 이사회도 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을 예상되기도 한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최근에 대통령도 반도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전자통신연에서의 반도체 능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인사가 낙점될 수도 있어 보인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해 6G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 개발 등을 대비해 전자통신연의 변화를 주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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