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른 수건도 짜라"…한전, 전기요금 인상 앞두고 자구책 총동원

기사입력 : 2022년06월21일 16:58

최종수정 : 2022년06월21일 16:58

한달 새 1.4조 비용 절감…경영진 성과급 반납
3원 인상도 난항…임금 삭감·구조조정만 남아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요청에 물가당국이 추가적인 자구책을 요구하면서 인상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 물가당국은 한전의 경영개선 자구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6조원 규모의 재무개선 방안을 내놓고 경영진과 주요 간부의 성과급을 반납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구책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아 한전은 망연자실한 모습니다.

한 달 새 1.4조 비용 절감…경영진·주요간부 작년 성과급 반납도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가 이번 주 중에 발표된다.

당초 이날 발표 예정이었던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폭을 두고 정부 부처간 협의가 길어지면서 발표 일정이 연기됐다. 여기에 물가 당국이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한전의 추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2.06.20 jsh@newspim.com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전이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며 "산업부에서 자구노력을 점검하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면 공기업으로서 상응하는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전은 출자지분·부동산 매각, 해외사업 구조조정, 긴축경영, 연료비 절감 등을 통해 6조원 이상 재무개선을 이루겠다고 자구책을 발표했다.

당시 한전은 긴축경영 2조6000억원, 해외사업 구조조정 1조9000억원, 부동산 매각 7000억원, 출자지분 매각 8000억원 등을 재무개선 목표로 내걸었다.

한전에 따르면 자구 방안 발표 뒤 현재까지 출자 지분 2건, 부동산 3건 등 총 1300억원의 자산 매각을 완료했고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이연·절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한전이 올해 최악의 경우 30조원대 적자를 낼 수 있다고 예상함에 따라 기존 한전의 자구책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있는지 검토키로 한 것이다.

일단 한전은 정승일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2021년도 경영평과 성과급 전액을 반납키로 결정했다. 1직급 이상 주요 간부들도 성과급의 50%를 반납한다.

한전 측은 "대표 공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의 위기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 인상 최소화를 통해 국민 부담을 경감하고 탄소중립 이행 선도, 과감한 제도 혁신, 서비스 강화를 위한 인력 및 조직 효율화를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3원 인상도 난항…추가 자국책 찾지만 마땅한 카드 없어

상황은 한전에 호의적이지 않다. 한전이 지난 16일 요구한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인 킬로와트시(㎾h) 당 3원 인상이 받아들여질지도 미지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임원진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회의실에서 협력사 직원 감전사고 방지 종합대책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2.01.09 pangbin@newspim.com

이에 한전은 추가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마땅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발전업계에서는 한전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임금 반납 또는 삭감 등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자구책 외에 강력한 임금 삭감, 인력 구조조정 등을 제외하면 남아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2008년 연료비 상승 등 여파로 2조798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임원과 과장급 이상 직원 1만1000여명의 임금인상분 전액(220억원)을 반납했다.

한전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적으로 무엇을 하겠다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며 "6조원대 자구노력 외에 추진할만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현재 발표된 자구책이 한전 적자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제대로 추진되는지 등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으면 일회성 대책에 불과한 데 자구책만 계속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전기요금을 올려야 문제가 해결되는데 한전에 자구책만 요구하는 것은 마른 수건을 쥐어 짜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며 "어떻게하면 전기요금 인상 여파가 국민들에게 최소한으로 미칠지를 고민하고 인상폭 등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계환 오늘 영장심사...위증 혐의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채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오는 22일 중앙지법에서 구속 심사를 받는다. 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8일 모해위증 등 혐의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8일 모해위증 등 혐의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22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사진=뉴스핌 DB]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22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 2일 순직해병특검 출범 이후 첫 신병확보 시도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른바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고 주장하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과 영웅심리로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박 대령을 비판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알리며 "김계환은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해병대 사령관으로,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게 수사기록 이첩 관련 지시를 한 상관"이라며 "특검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범죄가 중대하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크므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gdy10@newspim.com 2025-07-18 20:56
사진
'갑질 의혹' 강선우 살린 까닭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살리기로 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낙마자 없이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인 낙마자로 이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다. 야당이 강력히 요구한 두 명 중 한 명을 낙마시킴으로써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독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려 한 것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후보자 낙마가 측근인 강 후보자에 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현역 의원 낙마 1호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 의원직을 수행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 후보자 낙마로 강 후보자를 구제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마련된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06.26 gdlee@newspim.com 이 대통령과 여권 핵심은 지난주 이미 한 명 낙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특히 주말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의견을 구한 것은 최소한 한 명의 낙마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야당 대표까지 만나고 모든 후보자를 밀어붙일 경우 독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낙마자 제로는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낙마자는 없다'는 여당의 강경론에도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 민심을 수용하는 모양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지명 철회라는 강수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을 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6 mironj19@newspim.com 관심은 낙마자가 한 명이냐, 아니면 두 명이냐였다. 두 후보자 모두 낙마 1순위였다. 한 명을 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 유학 의혹이 불거진 데다 전문성도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 후보자의 낙마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강 후보자까지 포함시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파상 공세를 취하는 야당이 문제가 아니었다. 두 후보자에 대해 진보색이 강한 시민 단체마저 낙마를 요구했다. 여론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칫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 낙마와 강 후보자 구제는 여당 기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주변에서 "이 후보자는 외부에서 추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은 낙마자가 나올 경우 1순위는 이 후보자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낙마하더라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 분위기는 더 노골적이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입단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침이 없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난주 중반까지 여론이 싸늘했지만 그 이후 당 주변에서는 더 이상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달랐다. 김상욱 의원에 이어 강득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를 비판하며 거취를 거론했다. 강 의원은 "연구 윤리 위반, 반민주적 행정 이력, 전문성 부족 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낙마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문제가 컸지만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유능함도 보여주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여권이 갑질 논란이 심했던 강 후보자를 감싼 논리가 유능함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유보 통합 등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숙지하지 못해 전문성에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들조차 "어떻게 그런 것도 대답을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임명이 안 된 11명의 장관 후보자 중 지명 철회는 이 후보자 한 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강 후보자는 임명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하려면 절차상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해도 부담은 남는다.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상당수 민주당 보좌진들과 정서적으로 등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시민단체의 입장도 부담이다. 야당은 여론을 돌리기 위한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강 후보자도 갑질 장관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향후 여론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leejc@newspim.com 2025-07-21 06:4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