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채권시장에서 해외 투자 자금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국채등기결산공사(CCDC)에 따르면 5월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위안화 채권 보유액은 전월 대비 162억 달러 줄어든 5428억 달러(약 698조 원)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매도 추세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넉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국채를 총 610억 달러 매각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에는 외국인이 중국 채권을 두 달 연속 순매도한 적이 없었다.
중국 국기와 100 위안권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채권 수익률이 중국 채권 수익률을 뛰어넘으면서 자본 유출이 더 가팔라졌다고 진단했다.
올 3월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3여 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4월부터 미국과 중국 간 국채 수익률 역전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환 중개 업체 털릿프리본에 따르면 6월 15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385%, 중국은 2.841%로 집계됐다.
정부의 오랜 방역 규제로 중국 경기 전망이 악화되자 위안화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와 수도 베이징에 시행한 봉쇄 조치의 여파로 5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7%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달러 인상 기조 속 중국 채권 시장의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서 라우(Arthur Lau) 파인브릿지자산운용사 아시아 채권 담당 헤드는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 초부터 중국의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리더라도 중국 국채 수익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지금은 중국 채권 매수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외국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다음 달 30일부터 상하이·선전거래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외국인은 은행 간 채권시장을 통해서만 중국 채권을 직접 거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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