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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공무원 월북' 판단 뒤집은 정부, 文정부 겨냥할까

기사입력 : 2022년06월17일 11:06

최종수정 : 2022년06월17일 11:06

尹대통령 "당사자, 법적 조치 하지 않겠나"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돼 관련 자료 공개 불가능
윤건영 "사실 관계 호도", 신구 정권 갈등 우려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해양경찰이 지난 2020년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사건과 관련해 당시 월북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문재인 정부 당시 월북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일지 주목된다.

해경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열고 "국방부 발표 등에 근거해서 피격 공무원의 월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장조사 등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은 "해경은 외부의원 중심의 수사심의위원회 의견 등을 종합해 북한 군인의 살인죄에 대해서 수사 중지를 결정했다면서 "수사가 종결됨에 따라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고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의 검토 결과를 들은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11.03 dlsgur9757@newspim.com

이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항소를 취하했다. 당시 국방부와 해경은 해당 공무원이 수 차례의 도박 자금을 송금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몰입돼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결론을 내려 유족들이 반발한 바 있다.

유족들은 당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며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해당 공무원들의 유족들은 1심에서 승소했으나 문재인 정부 안보실이 항소한 상태였다. 대통령실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정보공개가 확정됐다.

그러나 실질적인 정보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 해당 자료가 비공개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된 것이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르면 대통령기록관장은 비공개로 분류된 대통령기록물에 대해 이관될 날부터 5년이 경과한 후 1년 내에 '공개' 여부를 재분류하고, 그 첫 번째 재분류 시행 후 매 2년마다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개 여부를 재분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봉인 해제를 요청한 경우나 국회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 의결이 이뤄진 경우,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에는 대통령기록물도 공개나 열람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어렵다.

자료 공개는 어렵지만,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SNS에 올린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북한에 의해 죽임을 당한 고인의 명예를 되찾아 드리겠다"며 "우리 국민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도 "내가 직접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조금 더 진행되지 않겠나"라며 "기다려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반발에 대해서는 "뭐가 나오면 맨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데 선거 때도 이 부분은 대통령이 되면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었다"라며 "정보공개에 대해 정부가 계속 항소하는 것은 맞지 않겠다고도 생각했다. 당사자도 법적인 조치를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바로 반박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월북 시도를 단정했다고 주장하지만, 해경을 포함한 우리 정부는 당시 다각도로 첩보를 분석하고 수사를 벌인 결과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신구권력 갈등에 대한 부담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윤 의원은 "오늘 해경의 발표는 월북 의도가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도 내놓지 못한 채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려 오히려 교묘하게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며 "보안이 생명인 안보 관련 정보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왜곡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이는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 피살사건은 지난 2020년 9월 21일 오전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A씨가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다 실종된 사건으로 정부는 해당 공무원이 북한군에게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해경은 A씨가 수차례의 도박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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