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中앤트그룹 IPO 상장 허용 초기단계"
중국 증감회 "보도된 평가 진행 중인 것 없다"
뉴욕증시 상장 中 기술주 주가 덩달아 하락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의 상장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으나, 중국 당국은 즉각 부인했다.
해당 보도가 나온 직후 뉴욕증시 개장 전 7% 급등하던 알리바바의 주가는 8.1% 미끄러지며 장을 마쳤다.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를 반영하는 '나스닥골든드래곤차이나인덱스'도 6.8% 하락하며 사흘간 이어진 랠리에 종지부를 찍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이하 '증감회')가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허용을 재평가할 팀을 꾸렸다고 보도했다. 앤트그룹 상장 허용과 관련한 초기 단계의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사진=셔터스톡] |
통신은 또 소식통들을 인용해 앤트그룹이 IPO 전에 반드시 얻어야 할 금융지주사 면허를 발급하는 절차가 막바지 단계라고 전했다.
시장은 이를 중국 정부가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긍정적 신호로 풀이했고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미 주가지수 선물은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이같은 보도가 나오고 얼마 되지 않아 중국 증감회는 이날 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보도된 방향의) 평가 또는 연구 업무를 진행 중인 것은 없다"며 해당 보도 내용을 즉각 부인했다. 다만 "우리는 조건을 충족하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중국 및 해외 상장을 지지한다"고 밝혀 향후 앤트그룹의 상장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다.
앤트그룹 역시 지금으로서는 IPO를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의 IPO 재논의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완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2020년 11월 앤트그룹을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2곳에 동시 상장하겠다는 계획으로 당국의 승인도 모두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앤트그룹의 막대한 지분을 보유한 마윈이 10월 말 한 금융컨퍼런스에서 당국의 소액 대출 강화 움직임을 '낡은 규제'라고 정면 비판한 이후 상황이 급반전됐다. 세계 최대 IPO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앤트그룹의 상장은 이틀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으며, 마윈은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고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을 타깃으로 한 고강도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 봉쇄 여파 등으로 세계은행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5% 미만으로 전망하는 등 경기 하강 기류가 뚜렷해지자 당국은 올해 들어 부동산과 빅테크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6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의 반대에도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고강도 규제로 곤욕을 치른 디디추싱이 1년 동안 받아온 조사가 곧 종료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역시 미국 증시에 상장한 '트럭계 우버' 풀트럭얼라이언스, 채용 플랫폼 운영회사 칸준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져 중국의 빅테크 규제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