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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보시 개] 벤츠 GLE서 대형견과 차박…호텔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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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 350e 4MATIC로 차박...전기·가솔린 활용 PHEV
30kg 대형견 2열에 태워도 실내공간 넉넉
220V 전원·USB 포트·내비는 다소 아쉬워

[편집자] 반려인구 1000만 시대. '반려견 동반 호텔'과 같은 서비스가 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체중 제한은 있어 10kg 이상인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때문에 차만 있으면 어디든 쉽게 떠날 수 있는 점에서 차박(차+숙박)과 차크닉(차+피크닉)은 반려인에게 분명 매력적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타기 좋은 차를 몰아 보고 차 안에 누워도 보면서 반려견과의 차크닉에 좋은 차들을 살펴봤습니다. 

[강릉=뉴스핌] 정승원 기자 = '반려견 동반 가능. 단 체중 10kg 이상의 대형견은 이용이 제한됩니다.'

대형견과 5년째 살고 있는 보호자로 한두 번 본 문장이 아니다. 말로는 펫코노미, 펫프렌들리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10kg만 넘어도 대형견 취급을 받고 다수의 소형견과 같은 환대를 받지는 못한다. 30kg이 넘는 대형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차박이다. 반려견 출입이 제한된 곳이 아니라면 차를 몰고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입양 후 5년째 함께 살고 있는 개아들 '루디'(30kg·골든리트리버·6살). 잘생긴 외모에 반해 고양시 동물보호소에서 데려왔다. 차박 경력은 1년이며 뒷좌석에서 차를 타고 다닌 경력은 3년차다. 특기는 털 뿜기와 간식 달라고 짖기, 양말 물고 관심 끌기다. [사진= 정승원 기자]

차에서 누워 자야하는 차박의 특성상 세단보다는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이 적합하다. 대형견과 함께 누워 자기 때문에 SUV라도 크면 클수록 좋은 '거거익선'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첫 차박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SUV GLE 350e 4MATIC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1일까지 벤츠 GLE 350e 4MATIC을 타고 강원도 강릉시 사천진 해변에 다녀왔다. 시승에는 아내와 반려견 '루디(30kg·골든리트리버·6살)'가 함께 했다.

시승차 벤츠 GLE 350e 4MATIC [사진= 정승원 기자]

◆ 달리는 삼각별 호텔...럭셔리한 실내에 사람들 관심은 덤

'크고 아름답다.'

시승차를 마주한 첫 인상이었다. GLE 350e 4MATIC의 외관과 인테리어는 모두 럭셔리했다. 차 컬러에는 펄이 들어가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내부는 산뜻한 화이트 계열의 컬러로 가득했다. 자차로 소형 SUV를 몰고 있는 기자에게 GLE 350e 4MATIC은 그야말로 거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GLE 350e 4MATIC은 세그먼트(차급)로는 준대형 SUV다. 경쟁모델은 BMW의 럭셔리 SUV X5가 대표적이며 포드 익스플로러, 제네시스 GV80, 현대차 팰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와 동급이다.

차박을 가기 전 뒷좌석에 반려견 이동장인 켄넬을 싣고 그 안에 루디를 태웠다. 평소 안전을 위해 켄넬에 태워 버릇했더니 켄넬을 설치한 GLE 350e 2열에도 어색해하지 않고 곧바로 쏙 들어갔다. 넉넉한 공간 덕분에 루디도 여유로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운전석, 조수석과 뒷좌석 사이가 넓어서 2열 시트와 1열 시트 사이에 공간이 남아 켄넬이 고정이 안 되고 흔들렸다. 1열과 2열 사이 켄넬이 딱 들어가는 소형 SUV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였다. 뒷좌석 시트는 앞뒤로 움직일 수 없어 공간을 줄일 수는 없었다. 다만 시중에 1열과 2열 좌석 사이 공간을 메우는 물품들이 많이 나와 있어 이에 대한 대비를 한다면 큰 문제거리로 보이지는 않았다.

벤츠 GLE 350e 4MATIC에 반려견 루디를 태웠다. 대형견용 켄넬에 루디를 태웠지만 공간은 넉넉했다. [사진= 정승원 기자]

2열에 켄넬을 실었음에도 트렁크의 공간은 넉넉했다. 반려견과의 차박은 준비물이 많다. 바다나 계곡 등 물 근처로 가면 닦일 타올이 필요하고, 특히 바다로 갈 경우 근처에 수도시설이 없으면 소금기를 씻길 물도 필요하다. 여기에 강아지의 밥과 밥그릇까지 챙기면 한짐이 된다.

이번 차박에서도 보통 사이즈의 캐리어와 작은 캐리어, 반려견 용품과 차박지에서 커튼 대신 사용할 패브릭, 은박 돗자리와 자동차 모기장, 2리터 생수 4개를 챙겼다. 그럼에도 트렁크는 여유가 있었다. GLE 350e 4MATIC의 트렁크 공간은 630ℓ로 팰리세이드의 509ℓ보다 크고 트래버스의 651ℓ보다는 다소 작지만 차박 용품을 수납하기에는 충분했다. 대형견에게 필요한 물건과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챙겨도 공간이 모자르지 않았다. 

벤츠 GLE 350e 4MATIC 트렁크에 차박용 짐을 실은 모습. 캐리어와 차박용 짐도 문제 없다. [사진= 정승원 기자]

1억원이 넘는 차량의 가격만큼 실내는 럭셔리했다. 내부 시트와 마감재는 화이트 계열로 산뜻함을 느낄 수 있었고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한 느낌을 줬다. 운전석과 모두 전동시트로 디테일한 시트 포지션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GLE 350e 4MATIC의 특성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전기모터를 사용해 주행할 때는 여타 다른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와 마찬가지로 정숙함이 느껴졌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모두를 사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성상 주행 성능도 훌륭하다. 최대 출력 211마력, 최대 토크 35.7 kg.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최고 출력 100 kW, 최대 토크 44.9 kg.m를 발휘하는 새로운 전기 모터가 결합돼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인다. 실제 고속 주행에서 가속을 할 때 안정적이지만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벤츠 GLE 350e 4MATIC의 운전석. 계기반은 다양한 모드로 변경 가능하지만 내비게이션의 직관성이 다소 아쉬웠다. [사진= 정승원 기자]

차량 후면 좌우로 충전 포트와 주유구가 있으며 순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마트나 아파트에서 차량을 충전할 수 있었다. 31.2kWh의 배터리 용량은 전기 모드로만 66km를 주행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 전기를 완충하고 가솔린을 가득 채웠을 때 계기반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500km 이상이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성능 및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전기 모드로 주행 시에는 정숙했지만 전기를 모두 사용한 뒤 가솔린 연료로 고속주행을 할 때는 상대적으로 풍절음이 차내로 들어왔다. 때문에 듣고 있던 음악의 볼륨을 조금 키워야만 했다. 스피커 역시 저음을 잘 전달하며 만족스러운 음질을 보였다. 

시승하는 동안 재미있던 부분 중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GLE 350e 4MATIC은 벤츠 SUV 중에서도 준대형에 해당하다 보니 휴게소나 차박지에서 남성들의 관심이 특히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정차된 차를 보고 지나가다 창 너머 뒷좌석에 앉아 있는 루디를 발견하고 반가워했다면 젊은 남성들은 특히 GLE 350e 차 자체에 관심을 보였다. 포드 익스플로러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지나치던 남자들도 GLE 350e 4MATIC에는 눈길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역시 삼각별은 삼각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차박 하는 동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GLE 350e 4MATIC에 관심을 보였다. 차박 장소에서는 "벤츠 타고 차박을 하러 왔네"라고 이야기하는 남성들도 있었다. 역시 삼각별은 삼각별임을 느낀 순간이었다. 사진은 5월 31일 늦은 저녁의 사천진 해변 [사진= 정승원 기자]

◆ 누워보니 알 수 있는 진가...차박에 필요한 디테일은 다소 아쉬워

평일 근무를 마치고 출발하니 어두워진 밤이 다 돼서야 목적지인 강릉 사천진 해변에 도착했다. 차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평탄화 작업에 돌입했다. 2열 등받이를 폴딩하니 넉넉한 공간이 확보됐다. GLE 350e 4MATIC은 2열 폴딩 시 2055ℓ까지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2열 시트를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2열 폴딩 후 어렵지 않게 평탄화가 가능했다. 가져온 놀이방 매트를 설치하고 올록볼록한 쿠션의 기본 캠핑매트를 깔았더니 눕거나 앉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차박에 많이 사용되는 자충 매트를 깔지 않아도 쉽게 평탄화가 된 점은 분명 장점으로 보였다.

벤츠 GLE 350e 4MATIC 2열을 폴딩한 모습. 완전한 평탄화는 아니지만 놀이방 매트와 기본 캠핑매트를 까니 눕고 앉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진= 정승원 기자]

30kg이 넘는 루디도 평탄화된 실내를 마음에 들어하는 듯 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술 한 잔도 하는 동안 트렁크 문을 연 채로 성인 2명이 걸터앉고 루디는 차내에 누워 있었다. 그럼에도 공간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2열 폴딩을 해 바닥이 높아졌음에도 헤드룸(머리 위 공간)이 넉넉한 것은 장점이었다. 160cm가 조금 안 되는 아내는 폴딩한 좌석 위에 앉아도 헤드룸이 넉넉했고 173cm인 기자도 트렁크에 걸터 앉아 바깥을 보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강아지와 해변을 거닐면서 한껏 기분을 낸 뒤에 돌아와 자리를 펴고 누웠다. 충분한 공간에 큰 짐은 1열 앞으로 보내니 2열은 충분히 넓었다. 성인 2명에 대형견이 누워도 공간에는 여유가 있었다.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가 눈에 들어왔다. 시승차는 바다로 차박을 왔지만 별이 잘 보이는 캠핑장이나 산 속에서 차박을 한다면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였다.

잠을 청하기 위해 트렁크를 닫고 눈을 감았다. 루디는 집에서 하던 것처럼 엄마와 아빠 사이에 누웠다. 켄넬은 뒷좌석에 탑승할 때 안전을 위한 것으로 차박지에서는 차량 밖에 내놓았다. 트렁크는 버튼으로 자동으로 열고 닫히도록 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강력한 벤츠의 보안 때문인지 문을 잠그고 잠을 청했더니 실내에서 움직임이 감지됐는지 몇 차례 경보음이 울려 잠을 설쳤다. 결국 트렁크를 열고 트렁트 라이트가 꺼질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성인 2명에 대형견까지 껴서 잠을 청했지만 공간이 좁다고 느껴지지는 않았고 두 다리는 쭉 뻗을 수 있었다. 

몇 시간 못 잤지만 시원한 바닷바람과 사람들의 북적이는 소리에 눈을 뜨니 동이 튼 뒤였다. 배변을 하고 싶어 하는 강아지와 아침 산책을 한 뒤 다시 차에 돌아와 눈을 붙였다. 차박에서는 단지 잘 때뿐만 아니라 차에서 쉬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GLE 350e 4MATIC은 공간이 넉넉했다.

가림막을 치니 넉넉하고 개인적인 공간이 마련됐다. 보통 대형견과 차박을 가면 귀엽다면서 차 안으로 고개를 집어넣어 구경하거나 차 밖에서 개에게 휘파람을 부는 매너 없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도 가림막은 필요하다. 아직 뭘 잘 모르는 어린아이들도 자신도 모르게 강아지에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어 보호자 입장에서 가림막은 필수다. 이번 차박에서는 가림막을 설치하고 넉넉한 공간에서 루디가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지난 1일 해변에서 한 바탕 놀고 차에서 휴식을 취하는 루디. 트렁크를 개방하고 가림막을 설치하니 바람이 솔솔 들어오며 쉬기 좋았다. [사진= 정승원 기자]

차에서 1박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GLE 350e 4MATIC의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엔트리카에 해당하는 기자의 소형SUV에도 있는 220V 전원을 연결할 콘센트가 없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에 적용돼 차량 전력을 외부에 220V로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까지는 아니더라도 활용성이 높은 SUV라면 220V 콘센트가 기본적으로 적용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시승차의 경우 220V 콘센트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시승차에 없었던 것이지 GLE 350e에도 220V 전원 연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SB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포트가 C타입 일색이라는 점도 아쉬웠다. 충전 케이블 양쪽이 모두 C타입인 경우가 있지만 기본형 USB를 꽂을 수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220V 전원과 마찬가지로 C타입이 아닌 전자기기를 충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무선충전을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USB 포트의 타입이 보다 다양화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내비게이션이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였다. 수입차 브랜드 중 최초로 볼보자동차가 T맵을 기본 적용했을 때 처음으로 느꼈던 점은 '익숙함'이었다. GLE 350e 4MATIC의 내비게이션은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와 헤드업디스플레이로 표시가 됐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비의 UI로 갈림길에서는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요즘 많은 차들에서 쓸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를 기본 적용한다면 익숙함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GLE 350e 4MATIC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차다. 벤츠의 럭셔리함이 그대로 반영된 실내외 디자인에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활용해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준대형 SUV인 만큼 트렁크와 2열 폴딩 시 공간도 뛰어나 차박 차량으로도 활용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대형견을 반려하는 가정에서도 GLE 350e 4MATIC은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GLE 350e 4MATIC은 일상과 여가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차량으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견과 함께 여행을 가려면 반려견 전용 숙소를 찾아본 뒤에도 대형견 이용이 가능한지 추가로 확인해야 했다. GLE 350e는 그런 걱정 없이 반려견과 떠나고 싶을 때 짐만 챙기면 된다.

전기 모드로 도심 주행을 하면서 집과 회사, 마트에서 상시 충전을 하고 떠나고 싶을 때면 언제든 짐만 실어 떠날 수 있는 것이다.  트렁크가 넓으니 어느 정도의 짐은 그냥 차에 놔둬도 될듯하다. GLE 350e 4MATIC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기준 1억1560만원이다.  

지난 1일 강릉 사천진 해변에서 반려견 루디와 바람을 쐬고 있다. 이렇듯 훌쩍 떠나기에 벤츠 GLE 350e 4MATIC은 공간도 넉넉하고 주행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사진= 정승원 기자]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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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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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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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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