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내정으로 보험사 구제안 마련 속도 기대
예보 사장 시절 MG손보 매각 주도...묘안 마련 주목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신임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되면서 보험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급등으로 재무 건전성 위기에 빠진 보험사들을 구제할 대책 마련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MG손해보험과 법적분쟁으로 구제안이 꼬여버린 상황에서 MG손보 사정에 정통한 김 후보자가 어떻게 매듭을 풀지 주목하고 있다.
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9일 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보험협회, 시장 전문가 등이 참여해 금리 상승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업계는 이날 나올 대응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이후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 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07 hwang@newspim.com |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릴 대안을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다. 올 초부터 뜀박질한 시장금리가 RBC비율을 뚝 떨어트리면서 업계가 대책 마련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 인선 등을 이유로 대응책 마련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 사이 금리는 더 올랐다. 이대로 가다간 올 2분기 RBC비율이 법정 기준인 100%를 밑도는 보험사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상황이 긴박한 만큼 보험업계에선 김 후보자 지명이 당국 결정에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안으로는 개선안이 나와야 상반기 실적에서 건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사실상 내년 도입될 새 규제(K-ICS) 준비 체제로 돌입하는 것이고 그 전에 적기시정조치로 가지 않으려면 6월 안으로는 제도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며 "당국이 결정을 미루는 사이 비싼 이자를 물고 자본확충을 할 수밖에 없어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특히 구제안이 MG손보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김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김 후보자가 예금보험공사 사장 시절 MG손보(당시 그린손보) 매각을 주관한 만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다.
금융위는 자본잠식에 빠진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즉시 항고에 나선 가운데 보험사의 규제 유예 건의를 MG손보와의 형평성 문제로 거절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 구제안을 내놓으면 MG손보 문제와 충돌하게 된다. 어떤 개선안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MG손보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어 제도 자체가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다.
김 후보자가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업계 전체 위기와 MG손보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김주현 예보 사장이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정리한 이후 그린손보는 저축은행 문제와 다르다며 매각을 추진할 정도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다른 업권에 비해 관심도가 낮을 수 있지만 일단 당국 자존심에 상처가 났기 때문에 1순위로 고려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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