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홍콩에서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교육 업계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교육국 자료를 인용, 2021년 9월 기준 초중고 재학생 수가 2020년 10월 대비 3만 515명 줄어들었다고 3일 보도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각각 1만 5000여 명씩 학교를 떠났고 유치원생도 5000여 명 감소했다. 초중고생의 자퇴 비율은 2019~2020년의 2.6%에서 2020~2021년의 3.8%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
대학생들의 자퇴도 늘고 있다. 홍콩에서 명문 학교로 꼽히는 세인트 폴 칼리지(St Paul's Co-educational College)는 2019~2020년 78명이었던 자퇴생이 2020~2021년 11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고, 세인트 조셉 칼리지(St Joseph's College)는 학생들의 조기 자퇴율이 2019~2020년 6.6%에서 2020~2021년 12.7%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발달하고 월평균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일 수록 학생들의 자퇴율이 높다고 SCMP는 지적했다. 실제로 홍콩 18개 행정구역 중 중서구(中西區·Central & Western District)와 완차이구(灣仔區) 지역 학생들의 자퇴율이 각각 11%와 8%로 전체의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중서구와 완차이구는 홍콩의 경제 중심지로서 두 개 지역의 월평균 가계 소득은 각각 5만 2000HKD 이상으로 홍콩에서 가장 높다.
반면 월평균 가계 소득이 2만 9400HKD로 가장 낮은 쿤 통(Kwun Tong)구의 자퇴율은 2%에 그쳤다.
홍콩 학생들의 자퇴 러쉬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홍콩 정부보조초등학교협회의 뷰 임판(Vu Imfan)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이민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여행 제한 조치가 교육기관에서의 학생 이탈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뷰 회장은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자퇴에 학교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해외 이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중산층 가정이 집중된 부유 지역의 학교들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생아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학교들의 운영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홍콩의 2021년 신생아 수는 3만 8684명으로 1966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뷰 회장은 "취학 아동 수가 지역 초·중등학교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취학연령 인구의 감소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으로 그 감소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홍콩 교육 업계는 취학 아동 감소와 자퇴생 증가 등을 고려해 소규모 학급 교육을 시행할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