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예측 패배에도 최종 역전, 불과 8900표 차
흙수저 출신 입지전적 인물, 당 다른 정권마다 중용
대선주자 출신 무게감에 경제 전문가, 윤심에도 승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르고 압승을 차지한 가운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일 투표가 마무리된 후 방송 3사 출구조사는 김 당선인 대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김은혜 후보는 49.4%, 김 당선인은 48.8%가 예측됐다. 실제 개표가 시작된 이후에도 김 후보는 한 때 5만 여표 앞서가는 등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2일 새벽 사전투표가 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격차를 좁히기 시작해 2일 오전 5시 32분 처음으로 김은혜 후보에 역전했고, 이후에는 격차를 벌여 승리했다. 김 당선인과 김은혜 후보의 격차는 불과 8900여표였다.
[수원=뉴스핌] 황준선 기자 =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 캠프에서 당선 확정에 기뻐하고 있다. 2022.06.02 hwang@newspim.com |
이같은 극적인 역전은 김 당선인도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김 당선인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솔직히 초반에는 이길 것으로 생각했지만 중반 이후로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렇게 극적으로 역전까지 하리라고는 솔직히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이 수도권과 충청권에 불었던 윤석열 정부 국정 안정론의 바람에도 역전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보다 인물론이 경기도민에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어린 시절 판자촌에 살 정도로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입지전적인 인물에다 기획재정부에서 당이 다른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모두 고위 관료를 지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심판 받았지만, 김 당선인은 달랐다. 김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부총리였지만, 당시 소득주도 성장에 다른 목소리를 내놓으면서 갈등 구도가 형성됐다.
경제 부총리 퇴임 이후에는 여야로부터 국회의원 선거,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고,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총리 의사도 타진받았지만,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응원하는 김동연 당선인 leehs@newspim.com |
김 당선인의 선택은 창당과 대선을 통한 정치 개혁이었다. 김 당선인은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제3지대를 여는 길을 택했다. 쉽지 않은 길로 대선 기간 내내 김 후보는 지지율 한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이목을 끌지 못했다.
결국 김 당선인은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선택했다. 김 당선인은 이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후보의 정치개혁 동료 이미지 또한 얻었다.
대선 패배 후 김 당선인이 도전한 곳은 경기도였다. 서울시장 및 경기지사 도전이 모두 전망됐지만, 그는 인구 13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치교체 여정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후 그는 이재명 전 대선후보 캠프의 좌장격이었던 5선의 안민석 의원과 조정식 의원 등과의 경쟁 끝에 경기지사 공천권을 따냈다. 본선도 만만치는 않았다. 이른바 '윤심'을 등에 업은 김은혜 전 의원이 출마한 것이다.
대선 직후에 치러지는 선거여서 여권이 절대 유리한 구도였고, 이후 김 당선인과 김 전 의원은 초박빙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경기도민의 최종 선택은 김동연 당선인이었다. 대선 후보 출신의 경제 전문가라는 김동연 당선인의 인물론이 정권 안정론의 바람을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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