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등 미래 신사업에 향후 5년간 450억원 투자
CMDO·바이오시밀러 주축...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삼성이 바이오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은 바이오 분야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24일 삼성에 따르면 회사는 향후 5년간 관계사 합산 기준으로 450조원을 ▲바이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은 반도체와 쌍벽을 이루는 미래 사업 바이오의 경우 선제 투자를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CDMO 공장 건설에 투자 단행...4공장 이어 5·6공장까지
삼성은 일찍이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4년 첨단의약 연구 등을 위해 삼성의료원을 개원하고 2000년 바이오·제약 연구개발(R&D)와 의료기기 사업 연구를 본격화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그러다 2011년 삼성은 글로벌 제약사인 퀸타일즈와 300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첫 이사회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사명을 정하고 사업에 돌입했다. 당시 삼성은 반도체·화학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 경쟁력을 증명한 자사가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CDMO 사업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어려운 환경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전년 대비 34.6% 증가한 매출 4032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83.5% 늘어난 2445억원을 기록했다.
먼저 삼성은 CDMO 공장 건설에 상당한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부분 가동을 목표로 인천 송도 4공장(25만6000L)을 짓고 있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까지 한 공장 안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로 설계됐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1·2·3공장을 합쳐 36만4000L의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3공장은 18만L 규모로,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이다. 4공장이 완성되면 자체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게 된다.
여기에 삼성은 5·6공장 건설에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5공장은 mRNA와 세포유전자 등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멀티 모달(Multi Modal Plant) 형식으로 지어진다.
4공장에 이어 5·6공장까지 완성되면 경쟁사로 꼽히는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론자와 베링거인겔하임은 각각 30만3000L, 27만5000L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10종의 연매출 1000억원 넘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제품·파이프라인 보유
삼성은 또 '바이오 주권' 확보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출범시켰다. 현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 사업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상업화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과의 광범위한 비교 평가를 통해 동등성이 입증된 의약품을 말한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독자적인 기술 역량 개발과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 MSD, 바이오젠과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선진 의약품 시장 진출의 발판을 다졌다.
삼성바이에피스는 출범 후 3년만인 2015년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허가를 받으면서 화려하게 시장에 데뷔했다. 엔브렐을 시작으로 '레미케이드'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을 잇따라 출시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은 국내를 포함해 유럽, 미국 등에서 판매허가가 났다.
또 '허셉틴'과 '아바스틴' 등 항암제 2종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도 개발에 성공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와 유럽·미국 등에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트너사에 의해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과 항암제 2종은 해외 시장에서 2021년 연간 기준으로 1조5000억원(12억551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0종의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창립 이후 단 10년 만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여러 영역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 승인을 받았으며 출시 준비 중에 있다.
또 희귀 난치성 혈액질환 치료제 '솔라리스'의 바이오시밀러와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이 외에 내분기계 질환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