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따져 우선순위 선별…이후 제도 정비
예타 필요한 D·E·F 국토부 첫 관문 통과 관건
"예타 면제 가능성? 재정 부담 고려해 자제해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교통공약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신설을 위한 밑그림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낸다. 새 정부 출범 5년 간 중점 추진될 국정과제에 반영되는지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국토부는 GTX 공약 가운데 사업성이 높은지를 중점적으로 따져 빠르면 이번주 중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 사업성 확보 여부 관건…우선순위 정한 뒤 관련 제도 정비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윤 당선인의 GTX 공약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높은 노선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건은 사업성이 확보되는지다. 공약은 지자체 민원을 망라하는 수준이었지만 실제 사업 추진은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해서다. 건설비뿐만 아니라 이후 철도 운영 비용이 어느정도일지도 중요하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자사업과 필수로 연계되는 GTX는 수요가 예상에 못미치면 정부가 수십년 간 손실을 감당할 위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캠프가 제시한 공약이라고 해서 전부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정 노선은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수도권 광역교통 정책 등과 맞물려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 노선 연장과 E·F 노선 신설이 A·B·C 노선 연장 대비 건설비가 클 수밖에 없지만 단순 비교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사업성을 1순위로 검토에 들어간 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 법령 정비 등은 합리적으로 추진이 가능하다고 국토부는 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광역철도 거리 기준을 중심지 반경 40km 이내에서 50km 이내로 넓히는 시행령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국토부 검토를 거쳐 실현 가능한 노선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국토부 검토 결과를 받아본 인수위가 국정과제에 반영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국토부는 관련 검토안 작성을 마무리하고 있다.
◆ 예타 넘어야 하는 D·E·F 노선, 국토부 첫 관문 통과할까…"예타 면제는 자제해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A·B·C 연장은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부담이 적다.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만큼 건설비 투입비가 적다. 일정 수준의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면 총 사업비 변경을 통해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자체가 노선 연장에 필요한 예산을 대겠다고 약속한 C 노선이 가장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평택, 화성, 오산시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이 국토부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뒤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경부고속선을 이용해야 하는 A 노선은 C 노선 대비 연장비용이 크고, 강남을 지나지 않는 B 노선은 현재 구간도 사업성이 낮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연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규모가 큰 D·E·F 노선은 국정과제에 포함돼야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 앞서 첫 허들인 국토부 검증을 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차원의 판단에 따라 2026년에 작성할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반영될 확률이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E 노선은 강남을 지나지 않고, 수도권을 잇는 F 노선은 서울 도심과 직결이 안돼 사업성이 나올 가능성이 적어서다. 반면 강남을 지나 하남, 팔당까지 가는 D 노선은 예타 통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다만 국토부가 '김부선(김포~부천)'에 이어 '김용선(김포~용산)'으로 D 노선을 변경하며 강남 직결을 피한 것은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타를 면제하면 건설 이후 정부가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경제성을 꼼꼼히 따져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