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 기업금융 실적 전년 대비 107.8%↑
저축은행 업계 2년새 기업금융 64% 늘어
"신 예대율 규제 같은 기업금융 인센티브 정책 필요"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캐피탈사들과 저축은행 업계가 기업금융 강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카드사에게 밀리고 있는 캐피탈 사와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된 저축은행 모두 대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2금융권 '풍선효과'가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두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 지난해 4분기 기업금융 자산은 2조141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자산에서 9.3% 수준이었던 기업금융 비중은 16%까지 늘어났다. 기업금융 신규 영업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8% 증가한 6272억원을 기록했다.
캐피탈사들은 최근 몇 년새 기업금융 비중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의 경우 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순익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우리금융캐피탈 전체 자산 대비 기업금융 비중이 25%까지 늘었다. 지난해말 기준 기업금융 자산은 2조3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90억원 늘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 2020년 신한카드에 개인금융 자산을 양도하고 기업·투자금융에만 치중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6조2963억원으로 전체 자산에서 63.5%를 차지했다.
저축은행 또한 기업금융 부문을 크게 늘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취약업종 대출수요가 늘어난데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 영향을 봤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상호저축은행 업계 기업대출금 규모는 64조8109억원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20년 2월보다 64% 늘어난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 증가율이 21%로 정해진 상황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 사가 기업대출을 늘려왔다"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제한이 14.8% 이하로 더 낮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금융권 두 업계의 기업금융 확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가계대출과 달리 급속한 대출이전이 적은 기업대출 특수성을 감안하면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2금융 기업대출의 위험차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전성 측면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금융 확대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2금융 기업금융은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많고 담보가 없다는 측면에서 건전성 확보가 필요하고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이전 신 예대율 규제와 같이 기업대출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