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망 35만명 근접…"향후 2주가 정점"
위중증 환자 1113명…중증병상 가동률 61%
의료진도 감염 확산…의료현장 차질 심각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만명을 웃돌면서 이른바 '정점'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향후 2주간 하루 30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고비를 지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역의 최대 고비는 확진자 정점 후 1~2주 시차를 두고 중환자가 늘어날 3월 말~4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방역당국은 당초 유행 정점을 3월 중순, 최대 35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확진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 확진자 30만명대 '정점' 진입…위중증·사망 동반 급증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만754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역대 최다인 34만2446명을 기록한 이후 이틀 연속 30만명을 웃돌며 당국 예측 정점 최대 35만명에 바짝 다가섰다. 30만명대를 넘어서기까지 불과 일주일 걸렸다.
이 같은 확진자 급증세는 최근 잇단 방역 완화 조치와 더불어 전파력이 더 쌘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 점유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확진 규모가 커지며 이틀 연속 1000명대를 유지하던 위중증 환자는 1100명을 넘어서는 등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위중증 환자 증가에 따라 사망자도 역대 두 번째 많은 206명을 기록하면서 누적 9646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당초 이달 중·하순 위중증 환자가 1700~275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위중증 환자 역시 예측보다 더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위중증 환자 수 자체도 이에 비례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 2주간 피크 지속 전망…중환자 대응 여력 고비
최대 문제는 정점 이후 급증할 위중증 환자 관리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2733중 가동 중인 병상이 1670개(61.1%)로 아직 여유가 있고 중환자 최대 2500명까지 감당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다른 반응을 내놓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7일 오전 서울시 최초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혜민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12.27 pangbin@newspim.com |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공심폐기(에크모) 치료나 중증 질환 치료가 가능한 대형 병원부터 병상이 차기 시작했다"며 "의료 장비 공급, 의료진 확보 등을 봤을 때 실제로 사용 가능한 병상은 남은 병상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장은 감염으로 인해 의료진 수십 명이 이탈하고 병상도 4분의 3이 들어찼다. 수술이나 외래 진료 등도 실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을 향하는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리는 하위계통의 점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전파력이 오미크론보다 30% 빨라 정점의 수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중증환자 규모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정부에 "환자 발생규모가 정점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방역정책을 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입장문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유행과 함께 새로운 스텔스 오미크론까지 출현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화율은 낮아도 감염자 수가 폭증해 사망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은 코로나19 환자 진료 뿐 아니라 의료진 감염으로 역량이 현저히 감소돼 의료 대란을 맞고 있다"며 "방역완화를 멈추고 환자 발생 추이를 보며 정점이 지난 후 시행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