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미크론 대혼란] 오락가락 바뀌는 재택치료지침, 의료현장은 이미 '패닉'

기사입력 : 2022년02월11일 13:37

최종수정 : 2022년02월11일 14:47

"시시각각 내려오는 통보… 소모품 취급 당해"
부족한 인력에 3교대 간호사들까지 차출되기도
정부, 재택치료 지침 혼선 사과 "매우 죄송"

[서울=뉴스핌] 강주희·지혜진 기자 = "모든 의료진이 지금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데 재택치료하라니 힘들어 죽겠다. 우리가 무슨 플러그도 아니고 꼽았다가 뽑았다가 막 사용하느냐."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고위험군에 의료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방역체계로 전환했지만, 의료현장 곳곳에서 혼선이 일고 있다. 특히 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 체계가 수시로 바뀌면서 정부가 되레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만3926명으로 이틀 연속 5만명 대를 기록했다. 재택치료자는 17만7014명으로 하루 만에 2837명이 늘었다. 이중 절반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치료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의료진과 지자체 담당자, 재택치료자에게 제공할 안내서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재택치료자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눠지며 이중 방역체계의 핵심인 집중관리군 범위 역시 시행 전날인 지난 9일에 가까스로 확정됐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의 새로운 재택치료 체계가 시작된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특별시동부병원에 마련된 재택관리지원 24시간 의료상담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일반 환자를 위한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를 동부병원과 서남병원에서 24시간 운영한다. 2022.02.10 hwang@newspim.com

정부의 잦은 방침 변경에 의료현장 곳곳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온다. 김정은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서남병원 지부장은 "정부에서 지침이 바뀔 때마다 뭘 만들어라, 이제 그만하라는 식으로 시시각각 통보만 하니 정부 발표에 소모품처럼 계속 휘둘릴 수 밖에 없다"며 "앵무새처럼 하루종일 전화를 받고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의료노조에 따르면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매일 두 번 재택치료자에게 전화를 걸어 체온, 이상증상 등 건강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경우 하루 세 번씩 전화를 한다. 설 연휴 이후 확진자 수가 크게 폭증하면서 다른 부서 인력까지 재택치료자 관리에 투입하는 상황이지만 문의 전화는 쉴 새 없이 걸려온다. 

김 지부장은 "생전 안 해본 재택치료 업무에 직원들이 투입되니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며 "(정부에서) 재택 외래센터를 열라고 하면 여는 것이고,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3교대로 일하는 간호사들까지 갑자기 차출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12명으로 시작한 재택치료 담당도 10명 더 추가해 20명 가량 늘었지만 힘든 상황이다. 오늘 전화를 해서 끝내야 하는 사람들은 600명"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방역체계의 가장 큰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미친듯이 변하는 방역지침"이라며 "이 시스템이 시작된 후 전화통화하는 것만으로도 허덕일 정도로 이미 한계"라고 토로했다.

이현섭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지부장은 "병원에서 재택치료팀이라고 해도 검사 업무도 병행하고 있어서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업무도 덩달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병원에 400명의 코로나 환자가 있는데 15명의 의료진이 돌보고 있다. 재택치료와 대면치료를 같이 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입원환자가 늘어나면 재택치료 환자도 늘어나는데 환자들에게 뭘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또다른 문제"라며 "(비대면 치료에) 환자들이 불안하고, 의료진은 그런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전달받으니 업무가 수월해질 수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고위험군 이외 60세 미만 일반인 확진자들에 대해 원격 모니터링을 중단하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치료'가 시행된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19 재택치료 대비 가정상비약 세트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를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과 그 외 '일반관리군'으로 나누어 관리한다. 2022.02.10 mironj19@newspim.com

재택치료 환자들을 직접 상담하는 간호사의 상황도 고되긴 마찬가지다. 서울 동부병원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A(41) 씨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병원도 재택치료가 처음이라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배울 상황이 아니다"라며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다보니 물 먹을 시간도 없고 입 안이 쓰릴 정도"라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집중관리군 관리 의료기관은 62곳으로 정부는 거점 전담병원 등을 활용해 650곳까지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셀프 관리를 해야하는 일반관리군에 의료 상담을 제공하는 재택치료센터는 208곳이다. 일반관리군 대상 전화 상담·처방에 참여 중인 의료기관은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3925곳이다.

한편 정부는 잦은 재택치료 관리체계 변경으로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사과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새로운 재택치료 체계 도입에 앞서 혼선을 초래해 매우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