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주 3대지수 낙폭 7.65%, 10.29%, 12.45%
30개 섹터 모두 하락, 은행 섹터만 2.33%↑
중국본토·해외자금 최대 유출입 종목 소개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올해 들어 A주(중국 본토증시에 상장된 주식) 증시는 미국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라는 돌발변수까지 더해지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금리인하를 통한 공격적 완화 통화정책을 펼치며 적극적인 경기부양 신호를 보냈음에도, A주는 상승 모멘텀을 얻지 못한 채 눈에 띄는 하락폭을 기록하며 1월 장을 마무리 지었다.
중국 증권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와 증시정보 플랫폼 수쥐바오(數據寶)에 따르면 1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8일 종가를 기준으로 1월 한달 간 A주의 3대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 선전성분지수, 창업판지수는 각각 7.65%, 10.29%, 12.45% 하락했다. 반면, 홍콩 대표지수인 홍콩항셍지수는 지난 한 달간 0.65% 올라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완(申萬)증권이 A주의 31개 1급 섹터 주가를 반영해 산출한 '선완 1급 섹터 주가지수'를 살펴보면 30개 섹터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분류되는 은행 섹터만 유일하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섹터의 주가는 1월 한달 간 2.33% 상승했다.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0개 섹터 중 13개 섹터는 한달 간 10%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방산(17.92%), 제약바이오(14.94%), 미디어(14.40%), 의료미용(14.09%), 전자(13.39%)가 낙폭 기준 상위권 5위를 차지했다.
개별 종목별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A주 전체 종목 중에서는 디지털위안화 대표 테마주로 부상한 취미주식(602123.SH)이 148.34% 올라 상승폭 기준 1위를 차지했다. 한국 투자자들도 거래가 가능한 후∙선구퉁(滬∙深股通, 홍콩거래소를 통한 상하이∙선전 주식 거래) 종목 중에서는 몰리브덴 제품 생산업체 지시앙몰리브덴(603399.SH)이 72.47%의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셔터스톡] |
중국 본토 주력자금은 1월 한달 간 5833억 위안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섹터별로는 은행과 통신을 제외한 모든 섹터가 유출세를 기록했다. 특히 제약바이오 섹터의 유출액 규모는 996억4500만 위안으로 가장 높았고 전자, 화공, 컴퓨터가 그 뒤를 이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금융정보 제공업체 동방재부정보(300059.SZ), 고량주 제조업체 오량액(000858.SZ), 코크스 제품 생산업체 미금에너지(000723.SZ)가 본토 주력자금 유출액 기준으로 상위권 3위를 차지했다. 이들 3대 종목의 주가는 1월 한달 간 15.49%, 10.90%, 17.99% 하락했다.
반면, 본토 주력자금 유입액 기준으로는 가전용품 제조업체 메이디그룹(000333.SZ), 12대 주식제 상업은행(국유은행처럼 전국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나, 비<非>국유 자본의 주식 출자가 이뤄진 은행) 중 하나인 흥업은행(601166.SH),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닝더스다이(CATL 300750.SZ)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들 3대 종목의 1월 한달 간 주가 등락폭은 각각 -0.83%, +9.66%, +0.78%였다.
홍콩증시를 통해 A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금을 지칭하는 북향자금(北向資金)은 1월 한달 간 167억7500만 위안이 유입됐다. A주가 변동성 짙은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유입세를 보였던 북향자금은 앞서 3주간 428억 위안이 유입됐으나, 마지막 한 주간 A주의 3대 지수가 역대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으로 급락하자 260억7100만 위안이 유출됐다.
섹터별로는 '은행' 섹터로 가장 많은 북향자금이 유입됐다. 1개월간 은행 섹터로 유입된 북향자금은 199억3000만 위안에 달했다. 은행과 함께 북향자금 유입액 규모로 5위권 안에 든 배터리, 화학제품, 공정, 보험 섹터로 20억 위안 남짓한 자금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1월 한달 간 북향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상위 10위권 종목 중 절반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과학기술주 중심의 시장인 '커촹반(科創板·스타마켓)' 상장사였다.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상위 3위권 종목은 반도체 자동화 시스템 연구개발업체 베이징 화펑 시험관제기술(688200.SH), 불소 제품 생산업체 영태과기(002326.SZ), 농촌상업은행인 장가항 농상은행(002839.SZ)이었다. 이들 3대 종목의 한달 간 북향자금의 비중확대 규모는 4.56%, 3.80%, 3.49%였다.
현지 전문가는 "1월 A주 하락세는 대외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컸다"면서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미국증시의 변동성 확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충돌 긴장감 등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1월 말부터 시작된 상장사의 2021년 실적 발표로 시장의 변동성이 일부 확대된 가운데, 지난해 인기 투자 섹터의 조정 장세 돌입,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부양 정책 효과, 시장의 투자심리 부진 등 대내적 요인 또한 A주의 주가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현지 전문기관들은 춘절(중국의 음력 설) 연휴 이후 시장의 투자심리가 서서히 회복되며 A주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차이나 갤럭시 증권(銀河證券)은 A주의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진단하면서 △후반기로 갈수록 국내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점 △통화정책을 활용한 경기부양 여력이 여전히 충분해 대외적 충격의 완충장치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금리인상 시점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한층 더 해소될 것이라는 점 △현재 A주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수준으로 투자 가성비 매력이 높은 만큼, 시장의 위험선호도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주가가 오를 여지가 크다는 점 등의 네 가지 배경을 그 근거로 들었다.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