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 큰 폭 하회...해외 현장 충당금 탓
3분기 대비 실적도 밑 돌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현대건설이 4분기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당초 컨센서스에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전분기와 대비해서도 줄어든 영업이익을 보인 것.
주택호황에 따른 국내실적은 여전하지만 현대건설의 강점인 해외사업에서 잇따라 충당금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 리스크(위험)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은 1912억7300만원으로 전 분기(2203억6400만원) 대비 13.2%감소했다. 매출은 5조1804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9% 늘어났다. 순이익은 1217억56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0.1% 상승했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 |
4분기 실적을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1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실제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비슷한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현대건설의 실적은 이달 초 제시됐던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현대건설의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2507억원을 예상했다. 이후 이달 들어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전망은 2072억원으로 다시 낮춰졌지만 결국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기대치 이하 실적은 해외리스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 돈 이유는 싱가폴 마리나사우스 본드콜 비용의 환입(약 600억원)에도 불구하고 일부 해외 현장에서의 대규모 대손충당금 반영된데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종 정산 장기화로 인해 충당금 설정 리스크가 있던 아랍에미리트(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 현장에서도 추가 충당금 반영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된다. 이 현장에서 3분기 기준 충당금은 493억원이고 미청구공사 순액은 650억원, 공사미수금은 942억원 등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해외 리스크에 대한 불식을 위해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매출액 목표는 지난해 10조 2463억원보다 10.3% 늘어난 11조 3000억원이다. 신규 수주 목표는 28조 3700억원이다. 올해도 기술적·지역별 경쟁력 우위의 공종에 집중하고 도시정비사업, 에너지 전환 신사업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수주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 이집트 원전, 카타르 라스라판, 사우디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기업경영으로 지속가능성장을 도모하고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 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으로 미래 핵심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앞으로도 회사의 권한 위임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대·내외 다양한 고객들과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행복한 조직 문화를 구축해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