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술값 다툼 끝에 살해한 후 사체 유기…2심도 징역 30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은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34)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부장판사)는 23일 살인 및 사체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허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형인 징역 30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기간 중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해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이미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사건 당일 집합금지 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운영하다 범행이 발생했다"며 "비교적 마른 체형에 술에 취해 자신을 방어하기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를 폭행하고 무참히 살해해 사망에 이르렀으며 두 차례에 거쳐 사체를 훼손했는데 신원 확인을 막기 위해 손가락 훼손을 시도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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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죄를 인멸하기 위해 냉정하고 잔인하게 사체를 손괴, 유기하고 그 과정에서 시신을 실었던 승용차를 수리 맡기고 연인을 만나 일상을 영위했다"며 "다소 우발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어진 범행이 매우 폭력적이고 너무 참혹하고 피해자 유족은 훼손된 사체를 보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도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1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구하고 있지만 30년간의 실형과 10년간의 부착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형을 가중하지는 않았다.
허 씨는 지난 4월 22일 자신이 운영하던 인천시 중구 신포동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A씨를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허 씨는 술값으로 시비를 벌이던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찬 뒤 A씨가 의식을 잃자 13시간가량 방치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A씨의 사체를 훼손하고 부평구의 한 야산에 사체를 유기했다. A씨의 사체는 5월 12일 발견됐다.
1심 재판부는 허 씨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술값 지급과 관련해 피해자와 실랑이를 했고 다툼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순간적인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건장한 체구로 과거 폭력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피고인은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인데다 술에 취해 방어 능력이 없는 피해자를 살해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며 "시신이 훼손돼 피해자를 잃은 슬픔을 추스를 수도 없게 된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허 씨는 과거 인천 지역 폭력조직인 '꼴망파'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월 폭력 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고 보호관찰 기간 도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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