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대전·금산 공장 셧다운 진행
"재고 타이어 공급 중...어려운 상황 직면할 수도"
4분기 매출 전망치 낮아져...조직 개편 일정도 영향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재고 타이어로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피해 규모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24일 총파업을 시작했다. 한국타이어 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1962년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임금 인상률 갈등으로 촉발됐다.
노조 측은 지난 5년간 임금 인상률이 2~3%에 불과했고 지난해 임금을 동결한 만큼 올해는 10.6%의 임금 인상률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5% 인상과 성과급 500만원을 제시하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사진=한국타이어] |
양측의 입장 차는 지난달 26일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 셧다운으로 이어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노측이 지난달 26일 공장 가동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한 이후 지금까지 공장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상황은 자동차 업계가 올해 무난하게 임금 협상을 마친 것과는 대조된다.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에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는 등 빠른 시간 내에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짓고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총파업으로 한국타이어 공장은 벌써 3주째 멈춰서 있어 생산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쌓아둔 재고 타이어로 수급에 대응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 공급 차질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현재 한국과 중국, 미국 등 총 8곳의 타이어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업 중인 금산 공장의 경우엔 가장 큰 규모이자 첨단 고성능 타이어를 생산하는 핵심 공장으로 꼽힌다. 대전·금산 공장의 경우 하루 7만개의 타이어를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 38.7%를 차지한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수출 물량도 생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외 물량의 경우 해외 공장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타격이) 덜하겠지만, 국내 공장에서 생산·수출되는 타이어도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실적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파업 전 한국타이어의 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1조862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22% 감소한 1928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파업 후 영업이익은 1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6% 감소할 것으로 관측, 전망치가 더 낮아진 상태다.
한편 파업 상황 장기화로 연말 인사 지연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타이어는 보통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와 함께 12월 초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엔 12월 2일께 정기 임원 인사 결과를 발표하고 박종호 부사장을 신임 사장에 선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타이어 생산 기지가 3주 넘게 가동을 중단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매출 감소 및 완성차 업계 납품 파장이 커질 것"이라며 "매년 1월 초 열리는 이사회에서 사업 계획과 함께 조직 개편 임원 인사 관련 내용이 논의되는 만큼 이달 내 노사 갈등을 빨리 마무리 짓고 조직 개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