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성명 대신 '통일의 메아리'·'조선신보' 통해 수위조절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최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작전계획을 최신화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북한 선전매체들이 11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11일 "얼마 전 미국과 남조선군부는 제5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라는 데서 당치 않은 그 누구의 위협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종래의 북침 작전계획들을 보다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반공화국 적대 의사가 없다는 미국의 공식 입장, 그리고 평화에 대해 읊조리는 남조선의 역설이 한갖 위선이라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제53차 한·미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12.02 photo@newspim.com |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 2일 서울 SCM에서 기존 작계 수정·보완을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고 밝힌 이후 북한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다만 외무성 공식 성명 등 당국 입장이 아닌 대외용 선전매체를 이용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이날 북한의 남침시 반격·격퇴하기 위한 '작계 5027'과 국지전과 우발사태 등 대응을 위한 '작계 5015'를 운용중인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작계를 수정·보완하겠다고 밝혔다. SPG 승인은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매체는 작계 최신화가 "장차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더욱 위험천만한 방향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보다 구체화한 침략전쟁 각본을 만든다면 조선반도와 군사적 환경이 만회할 수 없는 파국에로 더욱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경고했다.
SCM에 대해선 "북침전쟁 도발을 더욱 현실화하려는 화약내 짙은 모의판이자 조선반도 정세를 최악으로 몰아가는 무분별한 군사적 망동"이라고 힐난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같은 날 '무분별한 북침 전쟁계획 수정 보충 놀음'이란 시론을 통해 작계 최신화 결정을 비판했다.
신문은 "3년 전의 북남선언들을 모독하고 백지화하려고 날뛰는 보수세력과 역겨운 입맞춤을 하는 꼴"이라며 "선의로 포장된 대결, 평화로 가장한 전쟁을 추구해왔다는 것도 더욱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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