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 줄고, 70년대생 늘어...75~79년생 약진
신기술 확산에...80년대생 임원 수도 소폭 증가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기업 임원들의 연령대가 어려지고 있다. 1960년대생에서 1970년대생으로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에 이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면서 1980년대생 임원까지 등장한 것이다.
22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올해 1970년대생 임원 비중은 지난해(27.9%)와 비교해 6.5%P 상승한 34.4%다. 이를 포함해 최근 4년동안 197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18년 14.3% ▲2019년 20.9% ▲2020년 27.9% ▲2021년 34.4%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단일 회사 중 임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1000명이 넘는 삼성전자 임원 중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임원 비중은 41.9%다.
특히 1975년생부터 1979년생까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1970년대 후반의 임원 수는 지난해 234명에서 110명 늘어난 344명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2018년 0.9%에 그쳤으나 ▲2019년 2.2% ▲2020년 3.4% ▲2021년 5.2% 등으로 증가했다.
[사진=유니코써치 제공] |
반면 같은 기간 1960년대생 임원 수는 줄어들고 있다. 2018년에만 해도 76.4%나 차지했으나 ▲2019년 74.1% ▲2020년 68.7% ▲2021년 62.9%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해만 따졌을 땐 지난해에 비해 6%p 감소한 것이다.
이 흐름대로라면 2022년 100대 기업의 1970년대생 임원 비중은 40% 수준으로 높아지고 1960년대생은 5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IT 능력을 겸비한 인재들이 대거 임원으로 발탁됐다고 평가한다. 신구(新舊) 임원 교체 현상이라기엔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임원 증가도 눈에 띄어서다. 유니코써치에 의하면 1980년 이후 출생한 임원은 지난해 49명에서 63명으로 14명이나 증가했다.
최수연 차기 네이버 CEO. [사진=네이버 제공] |
네이버 역시 최근 차기 CEO로 19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임원)를 내정했다. 업계에선 네이버 세대 교체의 핵심은 글로벌 사업 본격화에 있다고 본다. 최 내정자는 업계에선 M&A 분야에서 활약한 글로벌 전문가로 통한다.
이번 인사 외에 네이버는 '젊은 임원'이 많은 회사로 꼽힌다. 분기보고서 기준 106명의 책임리더 중 88명은 1970년대생이다. 1980년대생은 14명이나 된다. 1986년생인 정민영 책임리더는 34세 나이에 임원 자리 올랐다. 네이버 연구개발(R&D)의 정점인 AI 조직 클로바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 10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임원 직급을 도입하면서 1980년생인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이성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
성과주의 문화에 급변하는 산업 트렌트에 따라 세대 교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1960년대생에서 1970년대생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내년에 197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상당수 신규 임원으로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업종마다 IT적인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어 1980년대생을 임원으로 발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철강이나 자동차, 건설 등과 달리 젊은 인력들은 최신 트렌드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