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2016년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던 'K-뷰티' 업체들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최근 중국 화장품 소비 위축이 큰 탓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어느정도 예견돼온 것임에도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으로 인한 피해까지 고스란히 떠안으면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못해왔다.
당시 중국 단체방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에서의 화장품 매출이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하늘길도 닫히면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11.18 shj1004@newspim.com |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규모 2위에 해당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화장품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619억 달러(약 73조 원)로 한국 화장품 시장 규모(123억 달러) 대비 5배 이상 크다.
국내 뷰티업계 1, 2위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50%, 70%로 절반 이상에 달한다.
중국 의존도에 대한 우려는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는데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는 자국 브랜드인 C-뷰티의 약진에 국내 업체들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중국 매출은 10% 이상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매출 비중 60%를 차지하는 중요 라인업인 '후'의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중국 내 성장률도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중국 내 상위 20개 화장품 기업의 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성장률은 꾸준히 하락했다. 2016년 32.1% 성장률을 기록했던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5.7%로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23.8%에서 지난해 –4.8%로 역성장했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광군제 행사에서 국내 뷰티 업계는 모처럼 웃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우려 속에서도 다행히 국내 업체들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뒤늦게나마 K뷰티 업체들은 중국 이외 중동, 동남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광군제 역대 최대 실적을 계기로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수출 국가 다변화와 와 유명 브랜드 인수 등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의 태도 변화가 언제든 국내 기업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사업 전략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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