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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여년 동안 마릴린 먼로 자료 모은 사나이, 이인석 '르 리앙'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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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울 롯데월드몰서 대규모 전시회 열어
혁신가,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로서의 마릴린 먼로 새롭게 조명
많은 컨테이너에 수집품 가득... 내년 봄엔 민화 관련 전시도 예정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내년은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그녀는 1962년 8월 5일 3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사망한 다음에도 마릴린 먼로처럼 많이 이야기되는 배우는 거의 없다. 오드리 헵번도 많은 회고의 대상이 되지만, 먼로만큼은 아니다. 먼로는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우리는 모두 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밝게 빛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말도 그중의 하나다. 그녀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발하는 별이다.

마릴린 먼로의 사망 60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인 'MM 2022 : 메모리즈 오브 마릴린'이 오는 11월 13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인 '포스트(P/O/S/T)'에서 열린다.

500평이 넘는 광대한 전시공간을 가득 채울 마릴린 먼로 관련 전시물을 모아서 전시 이벤트 전문회사 '브랜드아키텍츠'와 공동 주최하는 사람은 국내 최고의 수집가(컬렉터)라고 할 수 있는 (주)이랜드월드 경영고문 이인석 <르 리앙(Le Lien)> 대표. 먼로가 가졌던 보석류 등 값비싼 물건들을 소장한 것은 아니라서 금액으로 따지면 다른 컬렉터에 뒤질 수 있지만, 20여년 동안 수집한 온갖 종류의 자료는 정말 방대한 양이다. 최근 2년간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들이 많다.

평소 언론 인터뷰에 거리를 둬왔기에 만나기 매우 어려웠던 이인석 대표를 힘겹게 만나 그에게서 국내 최고의 수집가가 된 배경, 그의 수집 인생, 마릴린 먼로 관련 자료를 모은 연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이인석 대표가 마릴린 먼로의 노래가 수록된 희귀본 LP를 들고 있다. LP의 누드 사진은 '플레이보이' 창간호에 실린 것이다(누드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2021.10.20 digibobos@newspim.com

- 먼저 마릴린 먼로 자료를 모은 배경이 궁금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80년대부터 먼로, 잉그리드 버그만, 그레이스 켈리 이 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먼로가 가장 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먼로에 집중하게 됐다. 먼로를 주제로한 수집은 예쁜 여성을 모델로 하는 핀업걸 매치박스(성냥갑)의 촌스러우면서도 정감이 가는 디자인 때문에 시작했다. 먼로는 1940~50년대 무수히 많은 성냥갑에 모델로 등장했고, 나는 그걸 보이는대로 수집했다. 그녀가 등장하는 성냥갑은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얐던 세대에게 좋은 추억이 될 거다."

 - 마릴린 먼로의 어떤 점에 주목하게 됐나.

"흔히 먼로를 백치미의 섹스 심볼로만 생각하는데,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사실 먼로처럼 책을 많이 읽은 여배우도 없다. 촬영장에서도 늘 책을 읽고 있었다. 1999년 10월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 먼로가 아끼던 소장품들이 나왔는데, 그중 그녀가 가장 아끼던 것은 그녀가 소장하고 있던 430권의 '책 리스트'였다. 장르도 예술, 희곡, 자서전, 시집, 정치, 역사, 신학, 철학, 심리학 등 매우 다양했다. 먼로는 이 시대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을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었는데, 백치미는 그녀가 의도적으로 연출한 매력의 한 요소였을 따름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피블' 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 마릴린 먼로. [사진= 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마릴린 먼로의 백치미는 의도된 연출이었다. [사진=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 독서광으로서의 마릴린 먼로의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먼로의 말에 당시 한 기자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철자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매우 무례하게 질문했다. 항상 겸손하고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던 먼로는 그런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답했다. "혹시 책을 읽어보셨나요? 거기엔 그루센카(Grushenka)라고 하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죠. 그녀야말로 진정한 '유혹덩어리(seductress)'죠. 나는 그녀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

 - 먼로 전시회가 이번에 처음이 아니고 예전에 몇 차례 있었는데,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존의 전시회가 단지 먼로의 사진 수십장 걸어놓고 보여주는 등 매우 단순한 형태의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회는 먼로의 인생을 보여주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구성으로 꾸몄다. 이를 통해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각도로 볼 수 있다. 전시물을 통해 그녀의 인생을 풀어나가려니 너무 힘들다."

- 그런 종합적 구성의 전시라면, 전시품 품목도 엄청 다양해야 하고 전시품 구하기도 매우 어려웠을 것 같다. 

"자료를 모으는 일들은 참으로 어려웠다. 많은 아이템을 가진 컬렉터나 회사가 어디에도 없어 사진 한 장, 잡지 한 권 등등 지속적으로 사 모을 수밖에 없었다. 해외 사이트를 빠짐없이 찾아들어가 입찰하고 낙찰을 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료는 사라지고, 가격은 상승하는 구조 속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10년 전에 우연히 미국의 한 할머니 컬렉터를 알게 됐는데, 그 분은 30년 동안 먼로 관련 각종 자료를 모아 놓고 있었다. 운 좋게도 그 분의 먼로 관련 자료를 내가 몽땅 살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먼로 자료들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지금은 엄청나게 값이 올랐고, 계속 오르는 중이다. 20여년 전에는 먼로의 오리지널 사진이 해외 경매에서 10만원 남짓이면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1천 달러가 경매 시작가다. 사인이 있는 사진은 1만 달러가 입찰 시작가여서 사진 한 장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녀의 사망 소식을 전한, 사망 후 일주일 이내의 신문도 하나에 수십만원에서 1백만원까지 거래된다. "

- 대략적인 먼로 수집품의 종류와 개수는 어떻게 되는가.

"먼로가 1940년대에서 2020년까지 표지 모델로 나온 세계 각국의 잡지, 사망할 때까지의 빈티지 사진,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게재된 기사, 1954년 한국전 당시 미군 장병을 위문하러 왔을 당시의 먼로, 샴페인 돔 페리뇽과 파이퍼하이직에 얽힌 일화, 앞에 말했던 성냥갑들, 영화에 입고 출연했던 의상, 앤디 워홀의 먼로 판화 작품 등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 그녀가 입었던 옷과 드레스도 7벌, 먼로가 등장하는 레이블의 와인도 100여병 구입했다. 포스터 4점은 지인의 도움으로 미국 와인회사에서 직접 받았다. 최근에만 1천 품목 넘게 사들였는데, 너무 많아서 그밖에 뭐가 있는지 솔직히 다 모르겠다. 아직 아카이브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의 첫 전시품은 수집품의 1/3 정도도 안된다. 그래서 전시기간 중 전시품의 절반 정도를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레이블에 마릴린 먼로가 들어 있는 와인들. [사진= 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 전시 기간 중에 전시품을 교체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처음 들어보는 경우다.

"상당한 모험이다. 그러나 상업적인 수익구조는 포기하고 오로지 관객들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경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준비 기간이 4개월로 짧아 수익 구조는 포기했다."

- 수집품 모으느라 돈도 엄청 들어갔을 것 같은데, 재원은 있나.

"지금까지 모아놓았던 돈 다썼고, 모자라서 지인들에게 빌리기도 했다. 전시회를 연다는 걸 알고 지인들이 소장하고 있었던 자료들을 보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는 먼로의 누드 사진이 표지에 있는 LP 디스크 하나를 보여줬다. 먼로가 부른 노래가 수록된 LP로, 누드 사진은 잡지 '플레이보이' 창간호에 실린 것이다. 지인의 소장품이었는데 전시를 위해 그에게 줬다고 했다.)"

 - 댁에서 결코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집사람이 내게 대해 엄청 적대적이다(웃음). 한때는 기독교박물관을 만들 것을 구상하고 기독교 역사와 관련된 컬렉팅을 했었다. 옛날 오래된 성경부터 각종 자료를 10년 동안 모았다. 그중 1900년도 성경은 구입할 때 1백만원 줬는데 지금은 2~3천만원이 넘는다. 1600년대 청나라 때부터 선교사가 쫓겨날 때까지의 중국 기독교 역사 자료도 많았다. 그렇게 수천 점을 모았는데 나보다는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의 최고 전문가인 총신대 박용규 교수가 그 일에 더 적합한 분이라고 판단해 수집품을 모두 기증했다. 그 때 박교수가 감사의 표시로 금전으로 사례를 한다고 했는데, 집사람이 거절했다. 가치로 따지면 10억도 넘는데 다 받으면 모를까, 안받는게 맞다고 했다. 정말 고마웠다. "

- 한국전 당시 먼로가 내한했을 때의 자료는 사진 외에 뭐가 또 있나.

"아무래도 우리와 관련된 것이라서 매우 열심히 많이 모았다. 8mm 필름과 슬라이드가 상당수 있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귀중한 자료다. 또 먼로가 입국할 때 사용한 여권, 미국위문협회(USO) 라이센스 등도 있다. USO 라이센스는 예전에 7천만원 할 때 살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쳐 엄청 후회한다. 지금은 2억이 넘는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1954년 한국전쟁 당시 일선의 미군부대 위문공연을 위해 내한했던 마릴린 먼로. [사진 = 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 희귀 자료들을 모으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건강 문제로 인해 경영고문을 맡고 있지만, 나는 이랜드 그룹 여러 법인의 대표를 맡았었다. 이랜드는 알다시피 컬렉션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다. 많은 수집품이 있다. 문화사업부 리더로 회사를 통해 많이 배우고 경험했다."

 - 마지막으로 마릴린 먼로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 할 수 있나.

"먼로는 혁신가였다.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다.  '킨제이 보고서'와 먼로가 결합되면서 문화 풍토가 확 바뀌었다. 50년대까지도 여성은 소모품이란 인식이 매우 강했는데, 먼로는 이걸 깨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번 전시도 이런 관점으로 봐주길 기대한다."

이인석 대표의 소장품은 사실 이밖에도 매우 다양한 것들이 많다. 그는 요즘 보자기, 민화, 자수 작품, 독도와 동해 관련 고서 수집에도 열중하고 있다. 호랑이 민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약 120여 점). 1950~70년대의 만화도 1천여권 넘게 모았다. 한때는 15만 통의 편지를 수집한 적도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이인석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호랑이 민화를 수집한 소장가다.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그는 수집품의 가치는 공익을 위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기독교 역사 관련 자료 이외도 전북 고창에 향토사 관련 자료와 500점의 초두루미(전통 식초 항아리)를 보냈고, 전쟁기념관에 조선시대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관련 자료를 기증하기 위해 소통 중이다. 고향인 대구에도 대구 향토사 관련 자료 수십 점을 기증했다.

그의 사무실은 각종 수집품으로 인해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복잡했다. 그의 소장품은 현재 많은 컨테이너에 분산 보관돼 있다. 이중 민화들은 내년 봄쯤 다른 전시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과연 그의 컨테이너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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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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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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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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