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 고교생 A(18) 군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 3명이 2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동급생을 기절시키고 집단으로 폭행한 혐의(공동상해 등)를 받는 가해 학생들은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들 3명은 지난달 29일 광산구 어등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A군을 장기간 때리고 괴롭히며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학교폭력 가해자로 경찰에 입건된 고등학생 3명이 29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07.29 kh10890@newspim.com |
앞서 경찰은 설문지 조사 등의 방법으로 가해 학생 11명을 입건했으나 현재로서는 범죄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죄질이 무거운 3명을 대상으로 영장을 신청했다.
A군은 숨지기 직전 작성한 편지에서 학업 성적에 대한 고민, 가족과 친구 등에게 남기는 말 등을 남겼다.
편지 말미에는 A군이 학교폭력을 당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안녕'이라는 제목의 유서에서 "엄마 아빠 많이 놀라셨죠.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제가 계속 살아가면 엄마 아빠 힘만 빠지고, 저도 엄마 아빠 얼굴 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 친구들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나 학교에서 맞고 다니던 거 X팔리고 서러웠는데 너희 덕분에 웃으면서 다닐 수 있었어. 너무너무 고마워"라고 했다.
광주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가 남긴 손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1.07.29 kh10890@newspim.com |
이후 학폭 의심이 확신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A군 친구의 부모가 장례식장에 찾아와 동영상을 보여준 것이다.
해당 영상에는 A군이 지난해 교실에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다른 학생이 뒤에서 목을 조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고 이를 토대로 A군 부모는 해당 영상과 사망 전 아들이 남긴 유서 등을 근거로 학폭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군이 숨지기 전 1년 전에 촬영된 휴대전화 영상에는 A군이 교내에서 일부 학생들에 의해 목이 졸려 기절하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영상에는 가해 학생들의 웃는 소리도 녹음됐다.
이날 피해자 유가족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출석하는 가해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A군의 유가족은 "우리 아이는 다시 돌아올 수 없지만, 가해자들이 자신들이 한 행동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여줘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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