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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대사건' 이후 군 수뇌부 대거 물갈이...집중 문책 배경은

기사입력 : 2021년07월08일 17:29

최종수정 : 2021년07월08일 17:29

리병철·박정천 등 군 수뇌부 강등 확인
국정원 "의주 방역장 관리 부실, 전시미 등 원인"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방역 관련 '중대사건' 발생에 대해 언급하고 대대적인 인사조치를 감행한 가운데,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의 강등이 사실로 확인됐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 위원장의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성원과 당 중앙 지도기관 성원들이 동행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2021.07.08 oneway@newspim.com

북한은 앞서 지난달 30일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해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 조치를 감행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야말로 첨예하게 제기되는 경제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력한 문책 대상으로는 리 부위원장이 거론됐다. 조선중앙TV 보도 영상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확대회의 중 인사 결정을 내릴 때 다른 간부들과는 달리 손을 들지 않았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도 손을 들지 않아 함께 문책을 받은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통신에 공개된 사진으로 리 부위원장의 강등은 공식 확인됐다. 김 위원장과 같은 줄에 조용원 조직비서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이 자리잡으나 리 부위원장은 셋째 줄로 밀려났다. 아울러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은 모습으로 미뤄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 변동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리병철은 3열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정치국 후보위원들과 같이 있는 모습으로 보아 후보위원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전에는 군복차림이었으나 이번에 인민복 차림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볼 때 군사지위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리 부위원장이 상무위원에서 탈락하고 군수공업부장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 부위원장과 함께 강등된 것으로 알려진 박정천 총참모장 역시 지난해 부여받은 원수 계급장이 아닌 차수 계급장을 달고 있는 것으로 미뤄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박정천 총참모장은 지난번 참배 당시에는 대개 정치국 위원이 있는 2열 중앙에 위치했으나 이번에는 오른쪽 끝에 위치한 것으로 식별된다"면서 "후보위원 강등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관 국방상 역시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당한 것으로 이날 보도에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당 정치국은 당과 국가의 중요정책적과업 실행에서 나타난 일부 책임간부들의 직무태만행위를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으로 간부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29일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2021.06.30 oneway@newspim.com 2021.06.30 oneway@newspim.com

군 수뇌부들이 대대적으로 강등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있었던 대대적 인사 조치는 방역 대책 이행에서 드러난 태만과 식량난 대응 부실, 북중 화물운송 재개 지연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책임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위기에 대비한 국가 비상방역전의 장기화의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및 과학기술적대책을 세울 데 대한 당의 중요결정집행을 태공했다"며 '중대사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중대사건'은 의주 방역장 소독시설 가동준비 미흡과 전시 비축미 공급지연 및 관리실태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주방역장은 기존 군비행장을 전용해서 지난 4월부터 북중 화물운송 재개의 거점으로 쓰려했으나 가동이 계속 지연돼왔다"고 말했다.

'중대사건' 원인이 비상방역 자체에 있지는 않아보인다. 북한이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후 북한 매체에서의 방역관련 언급 역시 평소 수준이었다는 점에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방역 문제라면 해당 부문에 국한된 문책이면 충분했을 것"이라며 "문책 대상자로 추정되는 리병철 상무위원 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은 군부 인사로 비상방역의 직접 담당자가 아니라는 점도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군 수뇌부가 물갈이되면서 어떤 인물이 빈자리를 채웠는지도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후임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당 규약에 상무위원 숫자는 규정이 돼있지 않다. 현재로서는 상무위원 4명만 확인이 가능하고 추가적인 보선 결과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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