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개발 호재와 신축 아파트 공급 기대감 작용
성남시, 태평·상대원·신흥·중원구 개발 사업 착수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경기도 성남시의 구도심인 태평·상대원·신흥·중원구 등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주변 시세가 출렁이고 있다. 입주가 예정된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RT(간선급행버스) 등 교통 호재가 겹치면서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잇따른 개발 호재 덕분에 입지가 좋은 성남 구도심 집값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놨다. 성남 구도심 새 아파트가 머지않아 분당 노후 아파트 가격을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성남시는 '2030 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기본계획)에 따라 2단계 재개발예정구역의 정비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이번 용역은 태평3구역(12만2778㎡), 상대원3구역(42만7629㎡), 신흥3구역(15만2263㎡) 등 3개 구역이 포함됐다.
태평 2·4동의 경우 2009년 4월 주거환경개선사업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3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정비구역 해제 이후 수년간 정체됐지만 성남시의 2030기본계획에서 제외되면서 주민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선회했다.
은행동은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동 은행주공 재건축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시에 제출했다. 1987년 준공된 은행주공은 1차 23개 동 1900가구, 2차 3개 동 110가구 등 총 2010가구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39개 동 3314가구로 탈바꿈한다. 시공사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맡았다.
상대원동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6일 관리처분계획 신청을 위한 총회를 마쳤다. 이르면 이달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할 방침이다. 2015년 조합을 설립한 뒤 지난해 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이곳에 건폐율 19.94%, 용적률 260.19%를 적용한 지하 7층~지상 29층 규모의 공동주택 45개동 509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1.07.08 ymh7536@newspim.com |
◆ 널뛰는 서울 집값에 성남으로 몰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주변 시세도 덩달아 상승세다. 경기도 집값 상승의 배경엔 고공행진 중인 서울 아파트값과 교통 호재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서울 아파트가 급등하자 일부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수도권으로 옮겨 갔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이 정차하고 지하철 연장 등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현지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의왕은 인덕원~동탄, 월곶~판교 복선전철이 예정돼 있는 데다 GTX C노선 추가 정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집값이 급등세를 탔다. 동탄2신도시도 GTX A노선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 교통 호재가 부동산 시장을 들쑤셨다.
이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의 매맷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은행주공 전용면적 54.9㎡는 지난달 15일 7억7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 6억95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8000만원 올랐다. 중원구 신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도 강하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성남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 전용 59.9㎡ 분양권은 지난달 15일 9억75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 1월 6억원대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 "개발호재 선반영된 매맷값"
매맷값 상승은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101.59㎡(12층)형은 지난해 12월 5일 13억 8000억원으로 손바뀜됐다. 동일 면적의 직전 거래인 5월 말 11억3000만 원에서 두 달여 만에 2억 5000만 원이 오른 것이다.
창곡동 '위례 호반 베르디움' 전용 98.95㎡형도 지난달 12억 5000만원에서 이달 13억원으로 한 달 새 5000만원 뛰었다. 이에 성남시 수정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최근 지속적으로 올라 7월 기준 8억 9910만원으로 분당구(9억 2675만원)을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창곡동 한 공인중개사는 "위례신사선과 과천선 등 교통 개발 호재도 예정돼 있어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문의가 꾸준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 포레스티아(옛 신흥주공아파트)는 현재 분양가에 4억~5억원대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 매매 시세는 이미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10억4500만원(6층)에 실거래된 이후 층과 동에 따라 11억8000만~12억80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최초 공급 당시 일반분양가가 5억8000만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가량 오른 셈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성남시 구도심권 주택 정비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프라 개선이 빨라지고 있다"며 "서울 송파구와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도 있어 앞으로 이곳 집값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 구도심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KB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성남 중원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51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달(841만3000원)보다 1.27% 상승했다. 성남 내 신도시인 분당구(1.00%)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서울과 비교해도 금천구(794만7000원) 및 중랑구(833만3000원)보다 높은 평균 매매가격을 기록했다.
다만 치솟은 집값으로 분당 등 인근 신도시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중원구 같은 평형 신축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7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중원구는 수년간 진행된 정비사업 호재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