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표 비서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해를 드린 점에 대단히 송구"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경기도 광주 송정지구에 대한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되기 직전 부근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김 비서관은 "해당 토지는 광주시 도시계획조례(50미터 표고 이상 개발 불가)로 인해 도로가 개설되더라도 그 어떤 개발 행위도 불가능한 지역으로, 송정지구 개발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지난 25일 인사혁신처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내역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경기도 광주 송정동의 땅 두 필지 1578㎡(약 480평)를 신고했다. 두 땅을 합한 신고가액은 4908만원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희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오른쪽)과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범정부 안전분야 반부패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5.27 yooksa@newspim.com |
김 비서관의 땅은 소위 '맹지(盲地)'로 불리는 곳에 있다. 맹지는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땅으로, 개발 호재 없이는 거의 거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26일자 보도에서 "문제는 해당 토지의 위치와 매입 시기"라며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김 비서관이 산 땅은 '중앙로 346번길'이 끝나는 지점 바로 바깥에 있다. 도로는 김 비서관 소유의 땅 바로 앞에서 끊겨 있다. '2m 이상 도로에 접하지 않은 땅에는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고 규정한 건축법 44조에 따라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런데 김 비서관의 땅에서 불과 1㎞ 남짓 떨어진 곳에는 송정지구 개발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318번지 일대 28만㎡ 부지가 있다"며 "이곳은 광주IC, 경기광주역과 인접한 광주의 '노른자땅'으로 불린다. 송정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김 비서관의 땅 부근 도로가 연결된 곳까지는 이미 신축 아파트 단지와 고급 빌라들이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송정지구 지구단위 개발 계획은 2005년에 결정됐지만, 지가 상승 등의 이유로 사업이 계속 지연돼 왔다. 그러자 광주시는 2017년 직접 개발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 8월 경기도는 "675억원을 들여 1302세대 규모의 주거단지와 상업, 업무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광주시의 개발 계획을 인가했다. 김 비서관이 맹지를 구입한 뒤 1년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김 비서관은 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을 통해 "토지를 취득할 당시에 이미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였기에 개발을 통한 지가상승 목적으로 매수한것도 아니다"라며 "해당 토지는 자금사정이 좋지 않던 지인이 매수를 요청하여 부득이하게 취득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해를 드린점에 대단히 송구하다. 광주의 해당 토지 등은 모두 신속히 처분하고자 협의 중에 있다"며 "공직자의 도리에 맞게 조치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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