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사흘 연속 1130원대 중반
달러인덱스 92.20까지 튀어올라
미국 연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전문가 "당분간 달러화 반등"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미국의 긴축 신호에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동반 회복한다면 달러 강세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 봤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2원 오른 1135.5원에 개장해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흘 연속 1130원대 중반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한 달 만에 최고치다.
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2.20으로 0.36%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한 주에 2% 가까이 뛰면서 14개월 만에 최대 주간상승률을 나타냈다. 달러 강세로 인해 금, 은, 구리, 옥수수 등 주요 원자재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원자재 구입에 달러가 기본 화폐로 사용되는 게 주된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 18명 중 11명이 내후년 두 번 이상, 7명은 이르면 내년께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당초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알려졌던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인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 때문에 이르면 내년 말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켜 달러를 강세로 유도하고 있다. 통화정책 흐름을 반영하는 2년 국채금리는 지난주 대비 약 10bp(1bp=0.01%p) 이상 급등했다.
한국은행은 예상보다 매파(긴축 선호) 성향이 강했던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상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오는 8월 잭슨홀 회의,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공식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기에 들어서면 주식,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인기는 떨어지고 달러가치는 오른다. 실제로 빠른 금리인상 가능성에 주식시장이 긴장감을 갖게 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최근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1조원 이상 매도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오후 2시40분 현재도 코스피가 1% 이상 하락하며 외국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정리되고 있고, 배당금 역송금을 향한 경계도 있다"며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가 1130원 초반에서 계속 나오는 점도 이날 환율 상승 압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 "지난주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시장이 과잉반응 했고 단기적으로는 테이퍼링, 금리인상 때문에 달러화가 반등할 수 있다"면서 "하반기에 미국의 경제회복만이 아닌 글로벌 경제가 동반 회복되는 상황에서는 달러화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도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고 세계 경제가 함께 회복되는 흐름이다"면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 상단 1150원 안팎, 평균 1125원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