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 보조금 지급율 상이...서울 99% 넘어 내달 추경 계획
전기차 예비 차주들 "지자체 보조금 접수율이 중요"
정만기 회장 "국산차와 수입차 간 역차별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 모니터링해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반도체 수급난에 대응해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출고기한 요건을 현행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비 전기차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에는 부족해보인다. 보조금 지급을 받을 수 있는 출고기한이 연장이 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별로 보조금 지원 한계가 뚜렷해 소비자 부담을 덜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차량수를 7만5000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각종 전기차 출시에 따라 환경부의 목표치는 금방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대수만 4만여대에 이르며 기아의 EV6 예약대수는 최근 3만대를 넘어섰다.
아이오닉5와 EV6만으로 6만대가 넘어선 셈이다. 테슬라 외에도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인 JW, 한국지엠(GM)의 볼트 EUV,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e-Motion도 하반기 출시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아이오닉5[사진=현대차] |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보조금 소진이 임박한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전기승용차 공모대수 및 접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5월 10일 기준 전체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접수율은 37.0% 수준이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보조금 지급이 거의 이뤄진 경우도 있다. 보조금 지급을 지자체별로 시행하다 보니 지자체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량대수가 한정돼 있는 것이다. 서울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위한 공모대수 대비 접수대수 비율이 99.1%에 달했다.
부산은 67% 수준이며 경기도 39%로 아직 지급률에서 어느 정도 여유는 있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 수준으로 내려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기 수원시는 79.8%로 80%대에 임박했으며 경기 시흥시의 경우 지급률 90%를 기록하며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차량이 10대밖에 남지 않았다. 충남 지역도 전체적으로는 28%지만 천안시의 경우 91.0%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차량이 27대만 남았다.
이에 전기차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예비차주들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 출고기한까지 기존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했는데도, 전기차 보조금이 지자체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보조금이 동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한 전기차 커뮤니티의 예비차주는 "출고 대기가 늘어나도 출고순 보조금 지급이라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대기시간만 1개월 증가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자체별로 보조금 지급액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보조금 추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비차주는 "자기가 사는 지역의 접수율이 여유있다고 해도 결국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보조금 접수율이 중요하다. 지금은 보조금 없이 구매할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예비차주도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아닌 것 같다"며 "제조사의 시간만 벌어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지자체들은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위한 추경을 계획 중이다. 보조금 지급률이 99%에 달한 서울시는 내달 추경 예정이며 부산과 경기도 오는 7월 추경을 준비 중이다. 인천, 광주, 대전, 강원, 충북, 경남, 제주 등은 지방비를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 역시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 확대를 위한 추경과 함께 필요 시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환경부와 지자체가 추경을 통해 보조금을 추가 확보하려는 노력은 하반기 보조금 우려를 불식시켜 줄 것"이라며 "선착순 지급 등 현행 보조금 집행방식이 국산차와 수입차 간 역차별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제도 개선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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