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도 백신제조업체서 생산한 백신 공급받기로
인도, 6월까지 모든 백신 생산 국내 수요에 집중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가비)은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공급 일정이 오는 하반기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가비 대변인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으로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대한 질의에 대해 "구체적인 배송 날짜는 현재 결정할 수 없다"면서도 "공급 상황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북한 내) 도입은 2021년 하반기 중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 방역 요원들이 평양버스공장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0.12.15 |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백신이 현재 북한에 공급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북한의 기술적 준비상황 때문이지만, 더불어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인도 백신제조업체인 세룸인스티튜트(SII)에서 생산한 백신을 공급받는데, 이 때문에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 사태에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대변인은 "인도 정부가 최소 6월까지 모든 백신 생산을 국내 수요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백신이 절실히 필요한 다른 국가들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인도 세룸인스티튜트(SII) 백신 분량은 올해 7월에서 12월 사이 공급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인도 세룸인스티튜트(SII)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 170만 4000회 분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국내 백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잠정 중단했고,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계획도 지연됐다.
이와 관련해 북한 경제 전문가인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 국장은 "이러한 백신 공급 지연은 북한에 더 많은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백신 도입이 지연되면 향후 약 2023년까지 북한은 무역과 인도주의적 지원 분야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이 수입물자를 소독하는 새로운 절차를 시행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백신을 충분히 접종하지 않은 채로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느슨해진다면 현재 인도의 상황처럼 북한에서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백신 공급 지연이 반드시 북한 내 경제적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당국은 언제든 원할때 규제를 변경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력하게 (국경을) 통제하다가도 다음날 국경을 개방하자고 하면 그렇게 된다. 국가가 경제적으로 실질적인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하면 김 총비서는 (규제를) 변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은 외부세계의 영향 및 외화 유출 등을 통제하려는 북한 내 일부 엘리트 계층에는 통제를 지속할 명분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여전히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앞서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 3월 RFA에 "함경북도의 경우, 코로나19 의심 환자수가 총 1만 3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2020년 말 양강도 혜산에서도 40여명의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강제 격리시키는 등 북한 내 발병 의심 사례는 앞서 수차례 전해진 바 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