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재산 22조~33조원...총 상속세만 12조~13조원에 달할 전망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기증 가능성
배당금으로 상속세 대부분 충당...대출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 및 납부 기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일가의 재원 마련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만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유족들은 유산 배분, 상속세 납부 방식을 놓고 막바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주식 등 상속 재산만 22조~23조원...상속세 12조~13조원까지 올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핌 DB] |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이 회장 사망 이후 6개월째 되는 달인 이달 30일까지 상속세 신고와 납부를 마쳐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90%)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이 부회장 등 유족이 부담해야 할 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는 이 회장 사망 전후 2개월의 시가 평균 금액을 적용해 계산됐다.
이 기간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평균 종가는 ▲삼성전자 6만2394원 ▲삼성전자우 5만5697원 ▲삼성생명 6만6276원 ▲삼성물산 11만4681원 ▲삼성SDS 17만3048원이다. 보유 주식수와 평균 종가를 토대로 계산한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약 18조9633억원이다.
여기에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 소장품 가치가 2조~3조원, 한남동 자택과 용인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과 현금 등 재산을 합치면 상속 재산은 총 22조~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가가 내야 하는 상속세 규모도 천문학적 금액이다. 우선 주식 재산의 경우 최대주주였던 고인의 주식이기 때문에 주식평가액의 20%를 할증한 뒤, 최고 상속세율인 50%와 자진신고 공제율인 3%를 적용하면 유족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 규모는 약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됐다.
나머지 미술품과 부동산 재산 등의 상속세 규모 역시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유족들이 부담해야하는 총 규모는 12조~13조원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 상속세 대부분은 배당금으로 충당...지분 매각보다는 대출에 무게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8 photo@newspim.com |
관심은 삼성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에 집중된다.
상속세 규모가 큰 만큼, 일시납 가능성보다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연이자 1.8%를 적용해 첫 해에 6분의 1 금액을 낸 뒤 나머지 상속세를 5년간 분납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매년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상속세 대부분 재원은 주식 배당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인 13조 1243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정규 결산배당과 특별배당을 합친 금액이다.
이중 삼성가에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 4.18%, 우선주 0.08%를 보유한 이 회장 몫으로 7462억원이 지급된다. 지급분은 이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나눠 갖게 된다.
이 부회장(보통주 0.70% 보유)과 홍라희 전 리움 관장(보통주 0.91% 보유)은 각각 1258억원, 1620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삼성 총수 일가 배당액만 총 1조34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상속세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삼성가는 이와 함께 이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을 기증하면 상속 재산에서 제외돼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
일부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9.2%)의 일부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영권 방어는 물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실제 지분 매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 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족한 상속세 재원을 충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 주가는 더 오를 거고, 지분을 보유하면서 배당을 받는 것이 훨씬 안정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지 않겠나"라며 "현실적으로 대출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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