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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억만장자 재산, 팬데믹 1년간 54% 증가..."부유세 도입 불붙여"

기사입력 : 2021년04월02일 10:57

최종수정 : 2021년04월02일 11:33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전세계 2365명의 억만장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지난 1년간 재산이 무려 54%나 증가했다. 그 규모는 4.4조달러(약5000조원)으로 지난 2019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프랑스(약 2.7조달러)와 캐나다(약 1.7조달러)를 합친 금액에 버금간다. 이는 전세계적인 부유세 도입 요구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CBS뉴스는 미국 싱크탱크 '정책연구소(IPS)'가 전날 공개한 자료를 인용, 10억달러(약1조1300억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전 세계 억만장자 2365명의 재산 총액이 지난 1년간 8조400억달러(약 9100조원)에서 12조3900억달러(약 1경 4000조원)로 54% 늘었다고 보도했다.

늘어난 재산 규모는 4조3500억달러로 한국통계청 자료 2019년 GDP규모 기준으로 세계 7위인 프랑스의 2조7135억달러와 10위 캐나다의 1조7364억달러를 합친 수준에 버금간다.

IPS 조사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 블룸버그, 웰스-X 등의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3월 18일부터 올해 3월 18일까지 1년간 이들 억만장자들의 재산 증감액을 분석했다. 이 기간 억만장자 목록에는 91명이 빠지는 반면 270명이 추가됐다.

IPS는 이들 중 다수는 팬데믹으로 큰 이득을 본 기업들과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IPS는 "코로나로 전 세계 경제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빈곤층 등에 악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불균형을 가속시켰다"고 평가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이같은 억만장자들의 재산증가는 부유세 도입 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이득과 소득에 대한 세율 인상 요구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지난 화요일까지 80개 이상의 노동조합과 좌파성향의 기관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세율인하를 되돌리고 연 2백만달러(약 23억원) 소득 이상에 대한 소득세율을 10%포인트 인상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에서 연 40만달러 소득 이상에 대한 소득세 인상에 대해서도 미국 시민 2/3 이상이 찬성함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에서는 부유세 도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같이 재산이 상대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부유층에 대한 증세보다는 바이든 행정부는 일단 2조달러 인프라투자계획의 재원을 법인세 인상으로 조달하고자 하고 있다.

부유세 도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유세 도입은 저소득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유세는 초고득층으로 하여금 소득을 숨기는 탈세만 부추겨 궁극적으로 세원을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미국 조세연구재단의 이코노미스트 에리카 요크는 그의 블로그에 "부유세는 경제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며 "결국 국세수입이 줄어들고 소비만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유세를 도입해도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더 부자가 된 억만장자들이 팬데믹 극복을 위해 추가 세금을 부담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적절하다는 것이다.

IPS의 척 콜린스 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부유세를 도입해도 그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수십억달러 더 부자가 될 것이고 도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억만장자들로부터 낙수효과가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세계 재산 1위는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로 이 기간 재산이 57% 증가해 1780억 달러(약 201조원)가 됐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와 그 가족이 114% 늘어난 1626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1621억달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1265억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1017억달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65억달러)이 이어갔다.

전 세계 20위권 억만장자의 재산은 68% 증가한 1조8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기준 스페인GDP 1조3000억 달러보다 큰 규모였다.

IPS는 특히 재산이 500% 이상 증가한 억만장자도 13명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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