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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세훈·안철수, 아름다운 경선(단일화)을 위하여

기사입력 : 2021년03월16일 13:58

최종수정 : 2021년03월16일 14:05

반병희 칼럼니스트

수단으로서 경선(競選), 목적으로서 단일화(單一化)는 한국 여의도 정치사와 궤적을 같이 한다. 정치공학 측면에서는 전술적 선택이다. 같은 진영이나 연대가 가능한 정당 후보 간에 공동의 전선을 펼 필요가 있을 때 단일화가 애용된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용호상박(龍虎相搏)상황에서 논의되기도 한다. '나를 중심으로 한' 논의가 전제됨은 물론이다. 대부분 승자에게는 '달콤한 추억'으로, 패자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으로 남는다.

당사자의 정치적 운명과는 별도로 '경선' '협상' '토론' '경선' 등의 과정은 숙의민주주의를 성숙케 하는 긍정적 가치를 갖는다. 서로 다른 이념과 정책을 조율하거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고비 고비들은 생생한 민주주의 교육현장이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박영선·우상호 두 후보가 보여준 경선은 한때 감정적 갈등의 위험수준까지 치닫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매끄럽게 마무리되면서 '과정'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야권도 여러 차례 위기를 겪고 있지만, 오세훈 안철수 당사자간의 직접 대화로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여야가 보여주고 있는 이런 모습이 본선에서도 이어진다면 한국 민주주의는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된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양당 후보가 사생결단의 승부를 가리는 본선은 당내 경선(단일화)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지만 적어도 희망의 불씨는 살려놓고 있다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15일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정 비전 발표에 앞서 연출한 단일화에 대한 적극적 의지 표명은 한국 정치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단에 선 오 후보가 안 후보에 대한 사과로 발표를 시작하는 모습을 TV중계를 통해 보면서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주저하지 않는 안 후보의 화답이 이어지자 "이러다간 작품 하나가 나오겠다"는 기대심리까지 작동했다.
"어찌 됐든 안 후보께 죄송하다. 저희들의 단일화 의지는 굳다. 서로 날 선 공방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오 후보가 대승적 자세를 보이자 안 후보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연일 날선 공방에도 불구하고 "(단일화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 없다.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필패"라며 맞장구를 쳤다.

우리 정치사에서 최초의 '아름다운 경선'은 김대중과 김영삼이 맞붙은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다. 박정희 3선을 저지하기 위해 신민당 대통령후보를 뽑기 위한 후보 지명전에 가장 먼저 뛰어든 사람은 김영삼. 41세에 '40대 기수론'으로 대통령후보 도전을 선언했다.

이어 김대중이 "싸우다 쓰러질 무명용사가 될지언정 이익을 위해 사술을 논하는 마키아벨리는 되지 않겠다"는 성명 발표 후 후보 지명전에 뛰어들었고, 이어 이철승도 합류했다.

유진산은 출마 포기 대신 김영삼을 단일 후보로 지원했으나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40여표 차로 김대중이 승리했다. 1차 투표에서는 김영삼이 앞섰으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고, 2차 투표에서 차기 당수 자리를 보장 받은 이철승의 막후 지원으로 김대중이 승리했다.

김영삼은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며 "오늘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습니다. 김대중씨의 승리는 우리의 승리이며 나의 승리입니다. 나는 김대중씨를 위해 거제도에서 무주구천동까지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갈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약속을 지켜 김영삼은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를 했다.   

반면 1997년 신한국당 '구룡쟁패' 당시 9명이 대권주자 후보자리를 놓고 각축했다. 하지만 김심(金心) 논란으로 일부가 중도 포기, 당시 이회창이 승리했고 이인제는 경선에 불복했다.

2002년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 '국민참여경선' 룰을 마련한 것은 진전이었지만, 일곱 후보로 시작한 경선은 노무현, 정동영만 빼고 모두 중도 하차했다.

이처럼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 경선이든 단일화든, 누가 승자이고 패자이든,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의 정착은 우리사회가 한 단계 성숙되어지는 동시에, 한국의 정치발전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서로 다른 당을 대표한 오세훈·안철수를 통해 50년 만에 다시 아름다운 경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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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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