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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검은 사제들' 후광, 영화엔 없고 뮤지컬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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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검은 사제들'이 강동원, 김윤석 주연의 원작영화 명성을 이어간다. 독특한 구성과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해 한국의 첫 번째 오컬트 무비를 무대예술로 재탄생시켰다.

2021 뮤지컬 '검은 사제들'이 현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 중이다. 김윤석,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제작사 알앤디웍스가 특유의 장기를 뽐냈다. 카톨릭, 구마예식을 다루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극적인 넘버, 연출을 통해 인간애, 희생 같은 메시지를 무리없이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뮤지컬 '검은 사제들'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1.03.15 jyyang@newspim.com

◆ 명불허전 넘버·조명 맛집…엄숙함과 유머 넘나드는 배우들의 역량

지난 2015년 개봉해 544만 관객을 동원한 원작의 화제성답게, 뮤지컬 '검은 사제들'도 제작 소식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서울에 나타난 악령을 쫓기 위해 뭉친 김신부(이건명)와 최부제(김경수)는 서로를 견제하고 완전히 믿지 못하지만 한 소녀를 살리겠다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검은 사제들'의 실제 공연 현장에서는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과 몇 되지 않는 캐스트들이 다양한 장치를 통해 영화 속 장면들을 극적으로 구현해냈다.

특히 뮤지컬 버전에서는 그간 '더데빌' '마마돈크라이' '호프' 등 장르 뮤지컬에서 두각을 보여온 제작사 알앤디웍스의 개성이 짙게 묻어난다. 오컬트 무비를 무대화하겠다는 기획부터, 종교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 결국은 인간을 향하는 메시지까지 이 제작사의 주특기를 제대로 펼쳐낸다. 귀에 또렷이 박히는 인상깊은 넘버와 마치 레이저쇼를 보는 듯 화려한 조명효과도 빠지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뮤지컬 '검은 사제들'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1.03.15 jyyang@newspim.com

이건명은 원작의 김신부에 비해 조금 더 친숙하면서도 완고하고 신념이 굳은 캐릭터를 그려냈다. 소녀(장민제)와 잠시 성가 연습을 하면서는 활짝 웃는 인자한 신부였다가도, 그를 구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불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김경수의 최부제로서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고통스러운 표정, 진지하고 엄숙한 구마예식을 거쳐 다소 가벼운 연기도 집중력있게 해낸다. 최부제가 범띠라는 설정이 나오는 장면의 '어흥' 소리는 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객석의 긴장을 삽시간에 풀어준다.

◆ 대사는 그대로, 변화된 메시지…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뮤지컬 '검은 사제들'의 미덕은 원작의 좋은 점을 대부분 차용했고 훌륭하게 표현해냈다는 점이다. 특히 무당의 굿 신이나 소녀의 구마를 하는 장면에선 오컬트 장르의 기묘하고 묵직하면서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꽤 잘 살려냈다. 악령을 무용수의 몸짓으로 시각화하거나, 개와 돼지를 표현한 방식도 기발하기 그지없다. 때때로 조명과 넘버의 효과와 어우러져 몇몇 신에서는 영화보다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뮤지컬 '검은 사제들'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1.03.15 jyyang@newspim.com

원작의 장재현 감독이 희생을 강조했던 것에 비해 공연에서는 메시지가 조금 더 구체화됐다. 대사와 가사로 수차례 반복되는 '인간은 인간을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인상깊게 뇌리에 남는다. 또 다른 포인트는 원작 개봉 당시 뜨거웠던 '후광 논란'이다. 영화엔 최부제의 뒤로 후광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공연엔 분명히 있다. 구마가 절정으로 향해가면서 조명맛집의 묘미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오는 5월 3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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