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국회 환노위 심사소위 개최
여당 디폴트옵션 추진 사활...야당, 도입 반대
여당 "전문가 간담회 개최 등 야당 적극 설득할 것"
운용업계 "디폴트옵션 도입 환영...TDF성장중"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정치권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통과 여부를 놓고 금융투자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자산운용업계는 숙원사업이던 디폴트옵션이 하루 빨리 통과되길 바라고 있는 반면 은행과 보험업계는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는 오는 24일 디폴트옵션 도입의 법적 근거를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적립금에 대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동의한 대로 사업자가 대신 운용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안호영 의원실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심사소위가 세 번 열릴 예정인데, 마지막 날인 오는 24일 디폴트옵션 도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필수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1.03.12 kilroy023@newspim.com |
야당인 국민의 힘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뉴딜펀드의 길을 터주는 통로가 아니냐며 맞서고 있다. 디폴트옵션의 적격 투자 상품은 은퇴 시점에 따라 위험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상품(TDF), 자산 배분형 상품 등이 있는데 이 상품이 뉴딜펀드가 속하는 사회 기반시설 투자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디폴트옵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퇴직연금의 5년(2015~2019년) 평균 수익률은 1.77%로 저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디폴트옵션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야당 설득에 적극 나설 방침인데,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서 야당이 오해하는 부분이 없게 합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당은 야당을 상대로 소위서 적극 설득에 나설 예정"이라며 "다방면으로 심사해 야당측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근로자 퇴직급여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다른 현안등에 밀려 임기 만료 후 폐기되면서 여당이 올해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가입자가 회사에 퇴직금 운용을 맡기고 기존 퇴직금처럼 평균 임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형태다. 반면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면서 그 수익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이 22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그중 90%가까이가 원리금 보장상품(DB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운용사들이 디폴트옵션 도입을 바라는 이유다.
특히 최근 퇴직연금 맞춤형 상품 중 하나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의 급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가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실제 TDF는 자산운용사들에 상장지수펀드(ETF)와 함께 주력 수익원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2개 운용사 107개 TDF 수탁고는 5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3조3356억원) 보다 5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디폴트 옵션 통과 여부에 다들 주목하고 있다"며 "지금은 TDF가 워낙 디폴트옵션에 최적화된 상품이기 때문에 TDF 운용,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리금중심의 상품(DB형)을 주로 취급하는 은행과 보험 등은 DB형 자금이 DC형으로 가는게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의 경우 시행되면 펀드로 자금이 많이 갈 것이다 라는게 시장의 예상인데 미국의 경우 디폴트옵션의 90%가까이가 TDF를 선택하고 있다"며 "디폴트옵션 통과시 운용사쪽에 자금이 많이 몰릴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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