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의원, 논란되자 다시 텍사스행.."딸들이 졸랐다" 변명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상원의원이 멕시코의 휴양지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한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최근 세계적 휴양지인 칸쿤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등에는 크루즈 의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멕시코 칸쿤행 비행기에 탑승해 자리를 잡으려는 사진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크루즈 의원이 텍사스주 휴스턴 공항에서 플로리다를 경유해 멕시코 칸쿤까지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편에 탑승한 모습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WP는 크루즈 의원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그의 행방과 실제 여행을 떠났는지 여부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크루즈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맹공에 나섰다. 텍사스주 민주당 의장인 길버트 히노조사는 성명을 통해 "(크루즈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주를 버린 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텍사스 주민은 추위에 죽어가고 있는 데 테드 크루즈는 멕시코로 날아가버렸다는 것이 놀랍지도 않다, 그저 힘들고 실망스러울 뿐"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캔쿤 공항에서 취재진에 해명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텍사스 민주당은 트위터에 "주민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당신은 칸쿤행 비행기에 있다"며 "크루즈는 사퇴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WP는 크루즈 의원이 보였던 이율배반적인 행동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크루즈 의원은 텍사스에 한파 피해가 커지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밖에 나가지 말라. 집에 안전하게 머물며 가족들을 포옹해주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이밖에도 지난해 11월 민주당 소속 오스틴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결혼식 참석을 위해 멕시코 휴양지를 다녀온 것이 알려지자 "완전히 뻔뻔한 위선자"라며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선거조작 주장을 적극 지지하는 한편, 지난 1월 6일 의회 난입사태를 전후해서도 의회에서 트럼프를 적극 옹호해왔다.
한편 크루즈 의원은 자신의 캔쿤 여행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여행 일정을 중단하고 부리나케 텍사스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은 캔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한파로) 학교가 일주일 휴교가 됐고, 딸들이 친구들과 여행을 가자고 졸랐다"며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