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직권조사 결과 발표 앞두고...시민단체 기자회견 개최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박원순 의혹' 관련 직권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가 "정의로운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공동행동)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는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에 제대로 응답하라"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후 3시까지 인권위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공동행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정의로운 판단해주길 바란다"며 "마지막 희망은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 발표"라고 설명했다.
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으로부터 저의 침해받은 인권에 대해 확인받는 것이 잔인한 2차 가해 속에서 피 말라가는 저의 심신을 소생시킬 수 있는 첫 걸음"이라며 "누군가 처벌하기 위한 사실 확인이 아닌, 삶을 살리기 위한 사실 확인으로 혼란을 잠재워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아픔을 겪을 때 4년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절대적 인사권자인 시장이 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않고 온갖 은폐 시도를 보면서 매우 괴로웠다"며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우리 사회가 다시는 이와 같은 잘못과 상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철폐 등을 촉구했다. 2020.10.15 alwaysame@newspim.com |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7월 30일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직권조사하기로 했다. 별도 직권조사팀을 꾸린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 ▲서울시의 성희롱 등 피해에 대한 묵인 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희롱 등 사안과 관한 제도 전반을 종합 조사했다.
인권위는 직권조사에 대한 결과를 이날 오후 2시 전원위원회를 열고 논의한다. 전원위원회의 의결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발표될 예정이다.
경찰은 박 전 시장에 대한 강제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업무상 위력 등에 위한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을 불기소 의견(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 7명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에 따라 불기소 의견(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A씨가 연관된 다른 재판에서 법원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A씨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로 불구속 기소된 정모(40) 씨 재판에서 "피해자가 고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 비서로 근무한 동안 박 전 시장이 속옷 사진을 보내고 '냄새를 맡고 싶다'나 '몸매 좋다', '사진 보내달라'와 같은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했다. 피해자가 비서실에서 다른 부서로 옮긴 후에도 박 전 시장이 '남자에 대해 모른다'나 '남자를 알아야 시집을 갈 수 있다', '성관계를 알려주겠다'고 문자를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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