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내년 1월18일 선고
"삼성, 준법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 갖춘 회사로 만들 것"
특검 "엄정한 법 집행 절실, 실형 불가피"…징역 9년 구형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징역 9년을 구형한 가운데 이 부회장은 20여 분 동안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이제 삼성은 달라질 것이고 저부터 달라지겠다. 저를 한 번 믿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30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30 pangbin@newspim.com |
이날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2월 27일 열린 파기환송 전 항소심 결심 공판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먼저 "오늘 저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이 재판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생겼고 재판부는 단순한 재판 진행 그 이상을 해주셨다"며 "삼성이라는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준법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나아가 저 이재용은 어떤 기업인이 돼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회의들을 보면 조금이라도 민감한 사안들은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 등 저 스스로 준법경영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법에 어긋나는 일은 물론 오해받을 일도 하지 않을 것이고 이중, 삼중으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모두가 철저한 준법감시의 틀 안에서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이제 삼성은 달라질 것이고 저부터 달라지겠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선친인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언급하면서는 목이 메인 듯 잠시 물을 마시기도 했다. 그는 "최근 아버님을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했다.
이 부회장에 앞서 변호인은 삼성 준법감시제도 변화의 진정성·실효성·지속가능성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며 양형에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나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진지한 반성의 충분한 징표"라고 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적 요구에 의한 수동적 뇌물공여인 점을 참작해달라며 양형기준에 의하더라도 집행유예가 타당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 및 뇌물로 제공한 말인 라오싱 몰수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함께 기소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에게는 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또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특검은 삼성 준법감시제도와 관련해 "단순히 새로운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했다는 사실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진지한 반성과 관련한 양형 감경요소로 유리하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안정적인 그룹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며 그 대가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딸 정유라 씨 승마 지원비 등 총 298억2535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됐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18일 오후 2시5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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