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횡령…무자본 인수·합병(M&A) 의심 정황
법원 "혐의 사실에 대한 소명 갖춰…불법 중하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태에서 이른바 '돈 세탁소'로 지목된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11시 30분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박모(61)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M 사 최대주주였던 오모(54) 씨도 함께 구속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조 원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혐의를 받는 해덕파워웨이 전 대표 박모씨, 세보테크 총괄이사 강모씨, M사 회장 오모씨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12 pangbin@newspim.com |
법원은 "혐의 사실에 대한 소명이 갖춰졌다"며 "행위 불법과 결과 불법이 중하고 이해가 상반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후 피해를 보전한다고 하여 회사가 본래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해덕파워웨이 자회사인 세보테크 총괄이사 강모(54) 씨는 구속을 면했다.
법원은 "피의자의 수사기관 진술 내용, 공범 관계에서의 지휘와 역할, 횡령금의 소재,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볼 때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강 씨의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박 씨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약 5시간 뒤인 오후 3시 20분경 심사를 종료했다.
박 씨 측 변호인은 구속심사가 끝난 뒤 "133억원 횡령 관련 사실관계는 전반적으로 인정하는 취지"라면서도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됐다는 부분은 법률적으로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태 연루 의혹에 대해선 "133억원이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된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김재현(50·구속기소) 대표 등과 공모해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이 되자 김 대표가 윤석호(43·구속기소) 변호사에게 돈을 받으라고 입장을 바꿨다"며 "윤 변호사는 김 대표에게 돈을 이미 줬고, 나머지는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박 씨는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됐다는 것은 전혀 몰랐고, 실제 옵티머스 펀드에 개인적으로 3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며 "(김 대표 등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은 상태다"고 덧붙였다.
강 씨와 오 씨는 옵티머스와의 자금 세탁 혐의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검찰 호송 차량에 올랐다.
박 씨는 해덕파워웨이 명의 예금을 담보로 133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하고, 최대주주인 화성산업의 유상증자 대금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씨와 오 씨는 세보테크 자금을 유용해 오 씨의 M 사 지분 인수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의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이 제기된 코스닥 상장사로 현재 거래중지 상태다.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43·구속기소) 변호사의 아내 이진아(36) 전 청와대 행정관(변호사)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검찰은 옵티머스 투자금 일부가 옵티머스 관계회사로 알려진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 화성산업 등을 거쳐 해덕파워웨이에 흘러 들어갔고, 해덕파워웨이가 다시 옵티머스에 신탁하는 방식으로 무자본 M&A를 벌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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